법정에서 위증을 했는데도 판사가 재판 중 빠뜨린 절차상의 실수가 드러나 무죄가 선고될 수 밖에 없었던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청주지법 형사1단독 윤영훈 판사는 17일 피고인측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해 허위사실을 진술한 혐의(위증)로 불구속 기소된 박모(2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 2월 대전고법 청주재판부에서 진행된 강도상해 사건 피고인측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했다.
당시 공범이었던 박씨는 강도상해 혐의를 시인할 경우 본인의 유죄를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었지만 증언거부권이 있다는 것을 고지받지 못한 채 위증할 경우 처벌받겠다는 선서를 한 뒤 증언석에 앉았다.
형사소송법상 재판장은 증인이 자신의 진술로 인해 기소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수 있을 경우에는 신문 전에 증언을 거부할 수 있음을 설명해야 하지만 이를 빠뜨린 것.
결국 박씨는 자신과 피고인의 강도상해 혐의를 부인한 채 "20분간 피해자와 싸운 일만 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거짓 진술을 한 사실이 드러나며 위증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으나 재판을 받을 당시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않은 점이 확인되면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윤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형사소송법 상 증언거부권이 있는 경우에 해당함에도 이를 고지받지 못한 채 선서하고 증언했음을 알 수 있고, 증언거부사유나 증언거부권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고 볼 만한 다른 자료도 없다"고 판시했다.
그는 "이 사건 선서는 적법한 증언거부권의 고지없이 이뤄진 것으로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은 위증죄의 주체가 될 수 없고, 피고인의 진술이 기억에 반하거나 사실과 맞지 않더라도 위증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증언거부권이 고지되지 않은 절차상의 하자는 있으나 피고인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술했다"면서 "그 하자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
판사 깜빡 실수로 위증사범이 '무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