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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송도 글로벌 대학 캠퍼스

지난해 인천의 신도시인 송도에 글로벌 대학 캠퍼스가 들어선다고 해서 떠들썩했습니다. 올해부터 오는 2013년까지 10여개의 해외 대학과 만여명의 유학생들이 송도를 찾게 될거라는 대대적인 발표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송도에 가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캠퍼스가 들어설 부지에는 아직 공사가 한창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먼저 송도 글로벌 대학 캠퍼스(이하 송도 캠퍼스)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알아봤습니다. 

지난해 5월, 인천시와 지경부의 주최로 송도 캠퍼스 기공식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인천시는 10여개 외국 대학과 송도에 새 캠퍼스를 조성하거나 학업 과정에 협력하겠다는 협정을 체결했는데, 특히 뉴욕주립대와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은 올해 9월에 입주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외국 대학을 유치하고 캠퍼스를 조성하는데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기로 한 겁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한 건설업체가 캠퍼스 강의실이나 기숙사 등 건물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건립비용을 우리나라가 모두 부담하기로 한 겁니다. 특히 각 대학별로 건물을 짓는게 아니라 공동 캠퍼스를 조성하는데, 이럴 경우 건물만 제대로 지어지면 외국 대학을 쉽게 유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것도 여러 군데서.

먼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막대한 캠퍼스 건설 비용 확보가 불투명해지고 있습니다. 만여명의 유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공동 캠퍼스. 이 공사비용의 절반은 정부와 인천시가, 나머지 절반은 건설 업체가 부담하기로 돼 있습니다. 그러나 송도 일대에 아파트를 건립해 그 수익으로 캠퍼스를 건립하려했던 이 업체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현재 송도에는 뉴욕주립대를 염두에 둔 기숙사와 강의실은 건립돼 있지만 그 주변에선 아직도 트럭이 모래 먼지를 날리며 공사 자재를 운반하고 있고 크레인과 굴착기 소리에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캠퍼스도 캠퍼스지만 주변은 허허벌판입니다. 물 한병 사 마시려면 차를 타고 한참을 나가야 하는 상황. 외국 유학생들이 송도에 오려고 할지 의문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막상 송도에 오겠다고 알려진 외국 대학들이 발을 빼고 있다는 점입니다. 취재를 하다 보니 실제 송도 입주 날짜를 확정한 곳은 뉴욕주립대 한군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게다가 10여개 대학이 모두 송도에 오겠다고 한 것도 아녔습니다. 기공식에서 발표한 것과는 사뭇 다른 내용이었습니다.

올해 9월에서 내년 3월로 입주 날짜를 변경한 뉴욕주립대도 정작 아직까지 정식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입니다. 우리나라에 입주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를 아직 교과부에 제출하지 않은 겁니다. 비용 문제 때문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해외 대학과 연구소를 유치하게 되면 국내 대학들도 송도에 새로운 캠퍼스를 개교할 것이란 말도 지자체의 희망사항에 불과했습니다.

현재 송도에 새 캠퍼스를 연 국내 대학은 연세대 뿐. 다른 대학은 이미 송도의 땅값이 천정부지로 오른데다 외국 대학의 입주도 지지부진하자 캠퍼스 설립 계획을 재검토하는 분위기입니다. 

여러 문제가 얽히고 설킨 글로벌 대학 캠퍼스. 지자체는 아무 문제없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지만, 솔직히 제가 한국에 관심 많은 유학생이라도 이 계획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외국에서 유학하는 차원을 넘어 이제 외국 학생들이 우리나라에서 배워갈 수 있는 수준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아직도 공사가 정신없이 진행되고 있는 송도를 보면서 그 장밋빛 청사진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걱정이 먼저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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