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밤 제7호 태풍 '곤파스'가 할퀴고 지나간 한반도 최서남단의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가 아수라장이 돼 버렸다.
지난 2008년 30년 만에 완공된 방파제 파제제 옹벽 일부가 무너졌고 선착장 앞 냉동고가 초속 50m가 넘는 바람에 300여m 날아가는 등 태풍의 엄청난 위력을 실감케 했다.
지난 2003년 9월 큰 피해를 안겨준 태풍 '매미' 이후 초강력 태풍의 내습으로 고지대로 대피한 주민들도 공포의 밤을 보냈다.
1일 밤 7시부터 11시까지 4시간 동안 집채만한 파도가 마을을 삼킬 듯이 밀려오는 등 태풍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가거도 주민들은 태풍이 빠져나간 2일 아침 가거도 선착장을 둘러보며 말문이 막혔다.
선착장에 설치된 김용일씨 냉동고(가로 3m, 세로 4m)가 강풍에 보건진료소 앞까지 300여m 밀려 찌그러졌고 다른 주민 냉동고 4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강풍과 엄청난 위력을 보인 파도가 덮친 방파제도 피해가 컸다.
안전 난간과 펜스 500m도 유실된 데 이어 방파제 머릿부분을 보호하고자 설치한 104t 크기의 큐브 블록 30개가 일부 파손됐으며 장군바위 앞 파도를 막기 위한 파제제 보호용 64t짜리 테트라포드 100개가 부서졌다.
또 파제제 축대벽 20m가 유실됐고 파도가 마을로 덮치지 못하도록 쌓아둔 토사 500t가량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선착장 태양광 가로등 7개도 처참한 광경으로 쓰려졌다.
인양 장비를 이용해 안전지대인 육지로 옮긴 어선은 바람에 넘어졌고, 강풍으로 전기 공급이 2시간여 동안 끊겨 주민들은 공포의 밤을 보냈다.
주민 정석수(52)씨는 "육지에 인양한 배가 넘어지는 등 이번 태풍은 가거도를 쑥대밭으로 만든 태풍 매미 이후 최고의 위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4시간여 동안 비바람이 몰아쳐 주민들이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등 공포에 떨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황성주 가거도 출장소장은 "태풍이 직접 강타한 가거도 1구는 선착장을 비롯해 아수라장이 돼 버릴 정도로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가거도 앞쪽에 위치한 홍도에도 초속 52m의 강풍으로 자동기상관측 장비가 고장 나는 등 태풍의 길목인 서해안 섬 지역 피해가 속출했다.
(신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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