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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요즘 오은선 대장 때문에 산악연맹이 시끄럽습니다. 산악계의 '황우석 사태'다 등등 여론도 들썩이죠. 

지난 4월 오은선 대장은 안나푸르나를 정복하는데 성공하면서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14좌를 올랐다"며 세계를 놀라게 했죠. 하지만 문제가 불거지고, 결국 한국 산악연맹도 오은선 대장의 편을 들지 않았습니다.

오 대장이 이제와서 칸첸중가를 다시 올라 자신의 기록을 증명한다 한들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에 상처를 입은건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오은선 대장의 진실 공방은 산악인들에게 잠시 맡겨두기로 하고요, 이번엔 인천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한국 최초 모노레일"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지난달 초 인천 월미도에서 신기한 걸 봤습니다. 바로 6미터 높이에서 이동하는 전동차, 모노레일이었습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또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월미도의 모습이 색다를 것 같아서 9월이나 10월 쯤으로 예정된 개통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17일 시운전 도중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전동차에는 바퀴가 2개, 그리고 그 안에 작은 바퀴가 2개 더 있습니다. 이 작은 바퀴는 안내륜으로, 레일을 따라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하는데요, 이 안내륜 중 한 개가 갑자기 고장나면서 레일에 마찰을 일으켰고, 레일 일부가 파손되면서 파편이 6미터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그 아래를 지나던 40대 아주머니가 그 파편에 맞아 타박상을 입었답니다.

모노레일은 이름 그대로 레일이 1개다 보니 안내륜 2개가 레일을 따라 온전히 돌아가야 좌우 균형을 잡을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사실 아주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비바람이 부는 날씨도 견뎌냈던 모노레일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뭔가 성급했던 것은 아닌지... 해당 공사는 시운전을 멈추고 원인 파악에 나섰습니다. 덕분에(?) 개통도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모노레일.

많은 사람들이 제작 초기부터 월미도의 새로운 명물이 될거라 기대했지만 시운전 단계에서 계속해서 사고가 나다보니 실망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사실 모노레일, 꼭 필요한 교통수단도 아니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그동안 계속 안전 검사도 했다는데 다 엉터리 아니냐"

853억 원을 들여 만든 인천시의 야심작이었지만 사람들의 생각이 이제는 이렇게 바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들 이렇게 덧붙입니다. "사람이 타고 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최초의 모노레일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사람들은 안전하게, 처음 가졌던 환상을 그대로 간직한 채 들뜬 마음으로 모노레일을 타고 싶어합니다.

개통 전에라도 한계를 인정하고, 그것을 뛰어넘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 한편으로 다행이란 생각도 듭니다.

오은선 대장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우린 그동안 오 대장에게 느꼈던 자신감, 긍지, 무엇보다도 오 대장이 성공할 때마다 우리에게 전했던 감동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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