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살리기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을 사절합니다."
5일 4대강 사업 현장 중 한 곳인 경기도 여주군 남한강변 일대의 업소마다 이런 경고성 안내문이 일제히 나붙었다.
주민들은 환경단체를 상대로 한 업소의 불매(不賣)운동이 이포보 건설현장인 남한강 남쪽인 대신면 천서리 일대에서 3일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다음날 강 건너 금사면 이포리와 강천보 현장 주변인 강천면 굴암리 일대 업소들도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면 이장협의회 신남교 협의회장은 "한강 살리기 사업이 지역 경제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업소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오는 14일에는 여주군 이장단 281명이 환경단체의 집회 장소인 장승공원 인근에서 한강 살리기를 지지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불매 안내문은 식당뿐 아니라 부동산중개업소, 과일가게 등 거의 모든 업소에 붙어 있었다.
그러나 업소 주인들의 생각이 모두 같지는 않았다.
이포보 부근에서 과일가게를 하는 60대 여성은 "여주가 발전하려면 공사를 해야 한다는데 왜 외지인들이 와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공사에 반대하는 사람에게 과일을 팔지 않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며 고개를 돌렸다.
부근 장어구이집 여주인의 반응은 더 시큰둥했다.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이 여주인은 "어제 아침에 나와 보니 유리창에 안내문이 붙어 있더라"며 "찬성하는 사람이든 반대하는 사람이든 손님인데 어떻게 음식을 팔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강살리기 찬성 집회 본부'라는 플래카드가 걸린 가건물 앞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어제 이포리 업소를 돌아다니면서 안내문 20여장을 붙였다"며 "이곳 주민들은 모두가 한강 살리기 사업에 찬성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과 미래연합 소속 여주군의원 5명은 이날 한강 살리기 사업을 "1천500여년 만에 찾아온 여주를 살릴 절호의 기회"라며 지지를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이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은 환경단체의 반대 집회장인 장승공원 앞에서 승용차 위에 설치된 대형 스피커를 통해 반복해서 낭독됐다.
반대시위 현장에서 만난 환경단체 회원들은 여주군민들과 군의원들의 이런 움직임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주민들의 불매운동이 시작된 것을 알고 있지만 끼니를 해결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다"면서 "한강은 어느 한 지역 주민들의 소유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보전해야 할 자연유산"이라고 밝혔다.
(여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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