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몰라서 독도 홍보보다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부터 심어줘야 할 나라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거쳐 간 곳마다 대한민국과 독도의 '씨앗'을 뿌리고 왔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각지에 '독도는 한국땅'임을 알리려고 지난해 8월14일 세계 종단 달리기 여행에 돌입, 323일 만인 지난달 3일 귀국한 대학생 모임 '독도레이서'는 2일 기자에게 긴 여정을 마친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서울대 도전동아리 'G.T' 멤버로 구성된 독도레이서는 미국, 캐나다, 과테말라, 멕시코, 페루, 아르헨티나, 브라질, 호주, 체코, 독일, 프랑스, 영국, 케냐, 남아공, 일본 등 18개국 30개 도시를 돌면서 한국을 홍보했다.
서울대 재학생인 한상엽(26.중어중문4), 정진원(24.기계항공4), 최가영(23.여.경제4), 이한나(23.여.서양화4), 윤지영(20.지구환경과학부2)씨와 연세대 출신 전직 체육교사 배성환(26)씨, 김영주(24.연세대 기계공학3)씨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외국 대학에서 현지 대학생과 독도 세미나를 열고 한글학교를 찾아 한국인 2세에게 한국과 독도 문제를 설명했다.
'독도' 현수막을 들고 국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두 차례 완주하고 길거리와 공연장에서 사물놀이, 태권도 공연과 홍보 활동을 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치른 첫 행사는 참석자가 20명 안팎이라 실망했지만 직접 발로 뛰지 않은 대가가 뭔지 교훈을 얻었다. 이후 이들은 거리에서 즉흥적인 풍물놀이로 행사 참가자를 끌어 모았다.
방문 계획이 없던 멕시코의 한 대학이 입소문을 듣고 이들을 초청, 외국인 200여명 앞에서 스페인어로 한국을 소개하고 멕시코 공영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페루 쿠스코에서는 200명이 자리를 메운 시립극장에서 사물놀이, 판소리, 한국과 독도에 관한 프레젠테이션 등으로 기립박수를 받았다. 케냐 나이로비에서는 마을 주민 300명 앞에서 '지라니합창단'과 함께 공연했다.
출발 전 여덟달 가까이 체력 훈련을 하고 독도 전문가를 만나 지식을 쌓았지만, 막상 현실에서 '독도 홍보'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한국 자체를 모르는 등 대륙별 편차가 커 상황에 맞게 다른 전략이 필요했다.
선진사회이고 교육이 발달한 북미에서는 대학생을 타깃으로 홍보했고, 한국 관련 정보가 부족한 중남미, 아프리카에서는 다짜고짜 독도를 홍보하면 효과가 없을 것 같아 한국인 2,3세를 상대로 한 홍보나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 심기에 주력했다.
리더 한상엽 씨는 "세계 각국에서 자라고 교육받은 한국인 2세들이 해야 할 몫이 크다는 생각을 했다"며 "아르헨티나에서 한국인 2세들이 풍물패를 만들어 유튜브를 보며 빈 종이상자로 사물놀이를 연습하고 있었다. 한국에 관심이 많은데 한국을 알 기회나 문화적 혜택이 너무 부족했다"고 전했다.
300일이 넘는 긴 여정이다보니 돌발 변수도 많았다.
잦은 일정 변경으로 경비가 일찍 바닥나 호주에서는 석달 가까이 카페와 일식집 서빙, 지붕 청소 등으로 직접 돈을 벌었고, 신종플루에 걸린 멤버가 있어 일본 일정은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독도레이서는 세계 일주를 하면서 피터 켄트 캐나다 외무장관을 비롯해 독도 문제에 공감한 1천500여명의 발도장을 깃발 모양의 현수막에 받아 왔다. 이들은 광복절에 울릉도 독도박물관을 찾아 세계인의 발도장을 기증할 계획이다.
또 2∼5일에는 지하철 경복궁역 메트로미술관에서, 6∼10일에는 지하철 서울대입구역 전시관에서 세계일주 사진과 세계인 발도장, 한국 홍보물품, 에피소드를 적은 글ㆍ사진 등으로 전시회를 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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