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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사찰] 검찰, 어디까지 갈 거니?

민간인 불법 사찰 수사···검찰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몇 해 전 경찰팀 소속일 때만 해도 취재 내용 중 상당부분이 사고이거나, 경찰 사건이어서 블로그에 관련 내용을 적는 것이 비교적 쉬웠던 것 같습니다.

알고 있는 내용을 기사보다 자세히 쏟아놓기만 하면 됐으니까요.

하지만 법조팀으로 옮기고 나서부터는 검찰 수사내용이 대형 사고나 단발성 사건 보다 호흡이 길어서 알고 있는 내용을 풀어 쓰는 것이 한계가 있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피의사실을 공표에 해당하는 것 아닌가 싶을 때도 있고, 이어지는 수사내용을 지나치게 자세히 적을 경우 우리팀이 정보를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지를 적군(?)들에게 파악당할 수도 있으니까요.

뿐만 아니라 취재파일이나 블로그, 트위터 등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 자율학습 시간에 이어폰 꽂고 공부하는 학생처럼 느껴질 때가 종종 있거든요.

업무 특성과 괜한 자격지심이 어우러지면서 글 쓰는 양이 대폭 줄었습니다.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민간인 김종익씨를 불법으로 사찰했다는 의혹이 일자 검찰이 서울중앙지검에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습니다.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사찰을 당했는지는 제가 여기서 굳이 자세히 설명드리지 않아도 세상 돌아가는 일에 조금만 관심있는 분든이라면 내용을 제법 소상히 알고 계시리라 믿고,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친절한 뉴스 전달자가 아니어 죄송합니다만^^)

특별수사팀이 꾸려진 것이 7월 5일이니까 수사 착수 이후로 벌써 거의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검찰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요?

민간인 사찰 의혹으로 불거진 이번 사건은 어느덧 정권 내부의 권력 쟁탈을 위한 문제로까지 비화됐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은 이번 민간인 사찰에 윗선이 개입했다고 믿고 있고, 총리실 감찰팀 전례없는 전횡의 이유가 현정권의 라인간 다툼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문제는, 사람들의 이런 심증을 검찰이 얼마나 명확히 밝혀 내느냐 입니다.

 


민간인인 김종익씨를 불법 사찰한 경위를 취재하던 중,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이 현직 의원 주변을 캐고 다녔다는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선뜻 믿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사실 확인에 나섰습니다.

검찰이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는 내용을 확인 했습니다.

다소 어이가 없었지만 담담히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그렇잖아도 시끄럽던 정치권이 또 한 번 발칵 뒤집혔습니다.

그리고는 여기저기서 '나도 당했다', '나도 당했다'는 목소리들이 이어졌습니다.

검찰은 즉시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등 떠밀린 검찰의 부담스러움과 불만 가득한 눈총이 느껴졌습니다.

어쩌겠습니까. 그래도. 검찰이 나쁜놈들 잡아들이는 게 일이듯. 이 역시 제 일인 걸요.

검찰이 마련해 준 사무실로 매일같이 출근해 일을 하긴 합니다만(저는 서울중앙지검 출입 입니다) 따지고 보면 검찰을 먹이는 돈도 국민들 호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니까요.

민간인 사찰로, 현직의원 사찰로 한창 시끌시끌하던 분위기가 잠시 주춤합니다.

물론 검찰이 살아있는 정권을 상대로 수사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눈에 거슬리고 찌질하고, 짜증스런 직장 상사의 파워도 무시 못하는데 한 나라를 운영하는 정권을 상대로 수사를 해야하는 부담이 좀 크겠습니까.

그런 입장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껄끄럽고 어렵고 찝찝하고 그렇더라도 해야 할 일을 충실히 해야 발전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너무 공자님 같은 말씀인가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만약 현직의원 사찰을 보도하지 않았다면, 검찰이 과연 이 내용을 먼저 공개하고 나섰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검찰은 당연히 공개했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외칠 수 있는 분이 얼마나 됩니까? 그래서 이번 수사가 그저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되지 않겠느냐는 게 다소 슬프지만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그렇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저희 언론의 책무이겠지요. 흐지부지 되지 않도록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그리고 사건이 완전히 종결되고 나면.. 알고 있는 내용들을 부담 없이 한 번 차분히 풀어 놓아 보겠습니다.

그 때까지는.. 뉴스를 좀 봐주길 바랍니다. 뉴스는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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