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8천m급 14좌 완등을 이루지 못하고 숨진 고미영 씨와 약속을 지키기 위한 김재수(50) 대장의 도전이 계속된다.
김 대장은 오는 26일(이하 현지시간) 히말라야 카라코람 산맥에 있는 가셔브룸 1봉에 오르기 위해 베이스캠프를 떠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그는 당일 캠프Ⅰ, 27일 캠프Ⅱ를 거쳐 28일 해발고도 7천m에 있는 캠프Ⅲ에 도착한 뒤 29일 자정께 정상 공격에 나설 계획이다.
김 대장은 "베이스캠프에 사흘째 폭설이 내리고 있어서 출발을 망설여 왔다"며 "현지 기상예보에 따라 잠정적으로 일정을 짜놓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밤 12시에 정상으로 나서면 29일 오전 중에는 정상에 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장이 도전하려는 가셔브룸 1봉은 해발고도 8천68m로 히말라야 14개 봉우리 가운데 11번째로 높은 곳이다.
김 대장은 가셔브룸 1봉과 안나푸르나(8천91m)를 등정하면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오르게 된다.
한국에서 14좌를 완등한 산악인은 엄홍길, 박영석, 한왕용, 오은선 대장 등 4명이다.
그는 지난 18일 손병우(40)씨, 셰르파 2명과 함께 근처에 있는 세계 13위 가셔브룸 2봉(8천305m)의 정상을 밟았다.
김 대장이 히말라야 14좌를 촉박하게 완등하려고 고집하는 배경에는 그간 11개 봉우리를 함께 오른 고미영 씨와 약속이 자리잡고 있다.
그는 코오롱스포츠의 후원을 받아 고 씨와 함께 `히말라야 14좌 완등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고 씨가 작년 7월 히말라야 낭가파르밧(8천125m)을 함께 등정한 뒤 하산하다가 변을 당했다.
김 대장은 "산악인으로서 도전에 스스로 부여하는 의미가 여러가지 있지만 14좌를 함께 오르자고 고씨와 했던 약속은 꼭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고 씨가 사망한 뒤 작년 가을부터 남은 봉우리를 도전하기 시작했다.
안나푸르나를 새 출발점으로 삼았으나 등반 중에 눈사태를 만나 70m 정도를 휩쓸려 내려오면서 탈진하고 허리까지 다쳐 재활해왔다.
올해 가셔브룸으로 발길을 돌린 김 대장은 지난주 가셔브룸 2봉에 오른 뒤 고미영 씨의 A4 용지 크기 사진을 정상에 곱게 심어놓고 하산했다.
그는 가셔브룸 1봉에 오른 뒤 올해 가을에 안나푸르나에 재도전할 계획이었으나 눈사태가 잦은 가을을 피해 내년 봄으로 도전 시기를 조정했다.
김 대장은 "고미영 씨와 함께 히말라야 14좌 가운데 처음으로 오른 게 에베레스트였는데 그 때가 2007년 5월이었다"며 "고 씨와 함께 도전을 시작한 게 그때면 만 4년이 된다"고 말했다.
고 씨의 생전에는 그의 도전을 둘러싸고 세계 최단기간 14좌 완등에 의미가 부여돼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지금까지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산악인은 전 세계에서 22명으로 완등까지 짧게는 8년부터 길게는 24년까지 걸렸다.
김 대장은 "고 씨가 숨지면서 `14좌 완등 프로젝트'가 끝났지만 아직도 후원을 해주는 업체가 고맙다"며 "가셔브룸 1봉과 안나푸르나에도 고 씨의 사진을 심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미영과 약속' 김재수씨 가셔브룸 1봉 도전
고씨 사진 품고 강행군…14좌 등정까지 2봉 남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