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글씨에는 그 사람의 인격이 드러난다고 했죠. 우리 근현대사에서 애국과 매국의 대척점에 섰던 인물들의 글씨를 통해 역사를 돌아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유재규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일제 통감정치가 한창이던 1908년 5월, 이토 히로부미는 당시 친일에 앞장 섰던 박제순과 조중응 등과 만나 시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흥겨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양국에 오랫동안 화기가 맴돌 것이라고 이토가 노래하자 나라를 팔아먹은 대신들은 이토를 신선에 비유하며 맞장구쳤습니다.
'을사오적'중 한 명인 이완용은 일본의 초대 왕 신무를 집집마다 모시는 것이 천추의 사업이라며 바로 지금이 공을 세울 때란 시를 남겼습니다.
"죽어서도 도울터이니 자유와 독립을 회복하면 저승에서 기뻐 웃겠노라" 을사조약 체결에 반대하며 자결한 민영환 선생이 명함에 만년필로 쓴 유서에선 비장함이 드러납니다.
사형 집행을 불과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도 국가의 안위가 걱정돼 애을 태운다고 쓴 안중근 의사의 힘찬 글씨체에서는 기개와 그속에 숨어있는 안타까움을 함께 엿볼수 있습니다.
[이동국/전시 기획자 : 글씨의 구불구불한 획이 두드러지는 것이 이완용이라면 안중근의 글씨는 손을 대면 피가 날 정도로 직필을 구사하고 있는 그런 것들…]
백성이 곧 나라의 근본이라고 쓴 이승만 전 대통령, 외세를 물리치고 남북이 하나될 것을 외친 김구 선생의 글씨도 나란히 전시돼 있습니다.
만해 한용운 선생이 남긴 회혼례 축시, 개화기 맞수였던 명성황후와 흥선대원군의 글씨도 눈에 띕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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