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비정부 인권단체인 국제 앰네스티가 북한의 의료 현실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의약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맹장 수술이나 절단 수술을 마취약도 없이 하고 있고 그나마도 의료진에게 비싼 대가를 줘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저녁에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송한 북한의 의료 제도에 대한 선전물은 앰네스티의 발표와는 사뭇 다른 내용이어서 묘한 대조를 이뤘습니다.
[치료비! 우리 사회, 우리 생활에서는 흔히 쓰이지 않는, 또 쓸 필요가 없는 말입니다.]
국가가 전면 무상 의료 보장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북한에는 치료비라는 개념 자체가 없고 아픈 사람은 누구나 전문적인 치료를 최장 6개월까지 받을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최은하/김만유병원 과장 : 우리 국가는 근로자들이 병이나 부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할 경우 6개월까지 충분히 치료를 받도록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이 방송은 특히 당뇨병에 걸렸지만 치료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지 못해 다리를 절단할 수 밖에 없었던 한 미국인의 사례를 들면서 같은 병에 걸린 평양의 한 노동자는 사회주의 의료 제도의 혜택으로 공짜로 충분한 치료를 받았다고 선전했습니다.
[환자 : 치료비에 대한 걱정, 직업에 대한 걱정, 집 걱정을 하지 않고 마음껏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북한 방송의 내용은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상식적으로 무상 의료 제도는 무엇보다 양질의 인적, 물적 자원과 적절한 보급 체계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대내외적인 경제 지표로 해석되는 북한의 현재 상황을 볼 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 WHO는 앞서 소개한 앰네스티의 조사 결과가 오래전에 탈북해서 현재 북한에 살지 않는 사람들의 증언에 기초한 것이라면서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의료상황이 많이 개선된 현재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럼 대체 어느 쪽이 맞는 것인가.
실제 북한의 현실은 지상 낙원이라고 주장하는 자체 제작 선전물보다는 훨씬 멀고 그나마 앰네스티의 조사 결과 쪽에 조금이라도 더 가깝지 않을까 하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입니다만 이런 논쟁 자체가 바로 북한의 폐쇄성 때문에 시작됐다는 점은 어느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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