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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 여대생 살해당해…허술한 경찰수사 도마 위

20대 여대생이 금품을 요구한 범인에게 납치돼 피살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건을 맡은 경찰의 허술한 수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숨진 여대생 이모(26)씨는 지난 23일 0시께 대구 수성구의 자택에서 "산책을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간 뒤 가족과 연락이 끊어졌다.

같은 날 오전 7시 46분께 이씨의 휴대전화를 통해 2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이씨의 부모에게 전화해 몸값 6천만원을 요구했으며 부모는 "돈이 없다"며 현금 290만원을 딸의 계좌로 입금했다.

용의자는 이날 오후 1시 42분 달서구 호산동의 편의점에서 60만원을 인출한데 이어 오후 2시께 달서구 이곡동 모 은행에서 나머지 돈을 인출한 뒤 이씨 부모에게 추가로 2천만원 입금을 더 요구했다.

용의자가 이날 오후 6시 34분께 이씨와 엄마를 통화시켜준 것으로 미뤄 이때까지는 이씨가 무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집을 나선지 18시간여가 지날 때만 해도 이씨는 비록 납치됐으나 살아있는 상황이었고 경찰의 수사가 미적대는 사이 이씨는 살해당한 것으로 보인다.

24일 용의자 김모(25)씨를 검거한 경찰은 김씨 진술을 토대로 피해자 이씨의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용의자가 은행 등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영상을 확보해 용의자를 좁힌 끝에 납치 당일 오후 6시 전후 추격전을 벌여 30~40m 앞까지 접근했으나 골목길에서 놓치는 결정적 실책을 저질렀다.

여기에다 피해자 이씨의 외삼촌 김모(56)씨는 24일 오후 늦게 경찰에 찾아와 "용의자와 협상 과정에서 1천500만원을 추가로 입금키로 합의했으나 경찰 측에서 계좌 지급 정지를 종용해 입금할 수 없었다. 돈을 줄만큼 주면 조카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었다."라고 항의했다.

이와 관련, 경찰은 앞서 24일 오전 공식 브리핑을 통해 '피해자 이씨의 부모가 처음에 현금 290만원을 입금한 뒤 자발적으로 계좌 지급을 정지했다. (우리는)범인 검거를 위해 지급 정지 해제를 요구했다.'라고 상반되는 주장을 했다.

더구나 경찰은 23일 오후 9시15분께 용의자의 차량번호를 수사 관계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대량 발송하는 과정에서 수사와 관련없는 일반인들에게까지 보내는 등 수사 정보를 외부에 유출하는 실수를 했다.

경찰은 납치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24일부터 대구지방경찰청 차장을 수사본부장으로 하고 수성경찰서에 수사본부를 차리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24일 오후 9시까지 관련 공문조차 발송하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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