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기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히 메시와 박지성이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최종공격수로서 그의 발끝에서 많은 골이 터져 나왔고, 박지성은 미드필드지만 그의 발끝에서 공격의 실마리가 풀리고 또골도 터지는 까닭이다. 그 때문에 메시는 아르헨티나 축구의 메시아로, 박지성은 대한민국 축구의 메시아로 불린다.
루카 카이올리의 '축구의 메시아 메시'는 어렸을 때부터 그가 자라 온 과정들을 비롯해 그가 사랑하는 가족들, 그리고 축구선수생활을 통해 만난 코치와 전문기자들과 나눈 여러 대화들을 담고 있다. 그만큼 세계적인 축구스타로 발돋움하기까지 그가 걸어 온 인생 여정들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왜 사람들은 메시에게 열광할까? 왜 마라도나 감독은 메시를 위한 경기를 펼치려고 하는 걸까? 왜 허정무 감독은 두세 명의 밀집마크로 메시를 막으려 하는 걸까? 그가 지닌 순간 스피드와 최상의 드리블, 그리고 절묘한 골 결정력 때문이다. 그의 위상은A매치 44경기 가운데 13골을 넣은 것으로드러나 있다. FC바르셀로나에서 받고 있는 몸값도 그것을 충분히 입증한다. 더욱이 그는 23명의 한국 선수들을 합친 몸값에 두 배나 된다고 하지 않던가.
물론 그 기량이 타고난 건 아니다. 그가 그토록 빠른 스피드와 최상의 드리블과 최고의 골잡이가 된 것은 성실 근면한 노력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어린 시절 왜소증을 앓았다. 성장호르몬에 결핍이 생긴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대인기피증을 극복하기 위해 축구를 선택한 배경이 되었고, 그것이 169cm밖에 안 되는 작은 체구에도 세계적인 축구스타로 발돋움한요인이 된 것이다.
그런 그가 어떻게 대한민국의 축구사를 새로 쓰는 선수가 되었을까? 어떻게 유럽의 축구 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겨루는 선수가 되었을까? 그것은 자신의 한계를 끊임없이 극복하기 위해 여태껏 지녀 온 모든 것들을 매 순간마다 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겠다고, 애쓰고 또 애쓴 결과이다.
그가 쓴 '더 큰 나를 위해 나를 버리다'는 바로 그런 과정들을 담담하게 풀어 쓴 것이다. 이 책은 2008년 5월에 있던 맨유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당일부터 보여준다. 박지성은 그전까지 맹활약을 펼치며 팀을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끌어 올린다. 그런데 생애 최초로 세계 최고의 무대에 설 수 있던 그 결승전 경기에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후보 명단에도 넣지 않는다.
그로 인한 그의실망감은 얼마나컸을까? 그렇지만 축구가 냉정한 세계임을 그도 이내 알았을 것이다.그도 사실 자신을 내세울 만한 입지전적인 모습을세계인들 앞에 보여 준 건아니었다.호날두처럼 뛰어난 골 결정력을 지녔다거나, 루니처럼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지닌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라이언 긱스처럼 전설적인 왼발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만큼 그는 탁월한 상대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만 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끝은 아니었다. 박지성은 그에 굴하지 않고 그들과 다른 무언가를 보여주려 애쓰고 또 애썼다. 세계적인 축구 천재들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남다른 돌파구를 찾으려 한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남들보다 한 발 더 뛰며, 팀 동료들을위해 빈 공간을 찾아내며, 동료를 위해 희생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것이 오늘날까지 세계적인 명문구단에서 살아남은 비결이자, 아르헨티나의 메시에 버금가는 테베스와도 절친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모름지기 우리사회는 학벌 위주에서 이제는 자신만이 지닌 잠재적인 재능들을 발휘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것을 얼마만큼 창의력과 독창성으로 주도해 나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그것은 부단한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땀으로 이루어진다고 하지 않던가.
아르헨티나의 축구 메시아로 불리는 메시도, 그리고 대한민국의 축구 메시아로 불리는 박지성도 그에는 예외이지 않았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서로 다른 한계와 약점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들 둘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지금의 세계적인 정상에 서게 된 것이다. 그것이 오늘의 젊은이들이 그들 두 사람의 축구 인생을 통해 배워야 할 인간적인 면모일 것이다.
그토록 치열한 축구 인생을 살아 온 그들 두 사람의 경기가 오늘 전 세계인들이 보는 가운데 빅 매치로 펼쳐진다. 과연 누가 이길까? 그리고 누가 웃는 얼굴로 경기장을 나오게 될까? 표지 그대로, 최전방에서 엄청난 돌파력으로골을 넣은 뒤 환한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메시가 웃을까? 아니면 팀 동료를 위해 헌신적인 플레이를펼치다무릎을 꿇고서등을 보이고 있는 박지성이 웃을까?
권성권 SBS U포터 http://ublog.sbs.co.kr/littlechri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송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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