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9일) 오후 서울 역삼동의 한 호텔 앞에는 경찰 특공대 10여 명을 포함해 모두 150명의 경찰 병력이 배치됐습니다. 오후 5시부터 이 호텔 7층에서 열리는 한 원로 조폭의 칠순 잔치에 거물급 조폭들이 대거 참석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섭니다.
이날 고희연의 주인공인 70살 이 모 씨는 지난 60년 대 영등포 일대를 주름잡았던 폭력조직의 두목으로 주먹들 사이에서는 원로, 선배로 대우받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이 씨가 칠순잔치에 초대한 하객들의 면면은 화려하기까지 한데요.
'양은이파의 조양은', '범서방파의 김태촌', '칠성파의 이강환'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전국구 폭력조직의 두목 등 모두 4백여 명이 초대됐습니다.
그러나 실제 행사장에서는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는데요. 미리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행사 규모를 대폭 축소할 것을 경고했기 때문입니다.
조폭들이 도심 한 복판에 대규모로 모여 화려하게 행사를 치를 경우,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이고, 폭력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또, 최근에는 조폭들이 경조사를 통해 조직 운영자금을 모집하고, 조직간 연계를 시도하고 있어 애당초 이를 차단하겠다는 뜻도 포함돼 있습니다.
경찰이 사전 경고에 나선 데 이어 행사 당일 호텔 주변에서 검문검색을 실시하자 잔치 분위기는 확 가라앉았습니다. 이전 조폭 잔치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각진 검은색 승용차들의 줄 이은 행렬과 건장한 사내들의 도열, 90도 인사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당초 초대됐던 인기가수 등 연예인들의 참석도 대거 취소됐고, 행사장을 찾은 상당수 하객들은 축의금만 전달하고 황급히 자리를 뜨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당초 마련된 420여 석의 자리는 절반만 채워지는 데 그쳤습니다.
화려한 행사로 세 과시를 하려던 이 씨의 계획은 경찰의 개입으로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원로 조폭의 쓸쓸한(?) 칠순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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