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는 '포인트'가 참 많습니다. 포인트는 물건을 살 때 곧바로 값을 깎아주는 대신, 일정 비율의 포인트를 고객에게 돌려주고 나중에 물건을 구입할 때 현금 대신 사용하도록 하는 혜택입니다.
항공사의 마일리지 제도도 포인트고, 커피 전문점에서 도장 10개 찍으면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는 것도 포인트, 동네 중국집에서 스티커 100장 모으면 탕수육 한 그릇 보너스로 주는 것도 역시 일종의 포인트 제도입니다.
가능한 많은 고객을 자신들의 가게로 끌어 모아야 하는 판매자 입장에서도, 또 어차피 구입할 물건인데 추가로 덤이 생기는 고객 입장에서도 꽤 괜찮은 제도입니다. 그래서인지 포인트 제도는 우리 생활 곳곳에 많이 확산돼 있고,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포인트 제도의 국가대표는 단연 OK캐쉬백입니다. 국내 회원이 무려 3천만 명이나 될 정도니 말이죠. 하지만, OK캐쉬백은 위에서 예로 든 항공사나 커피 전문점, 중국집과는 성격이 좀 다른 회사입니다. 직접 물건을 팔면서 고객에게 포인트를 돌려주는 회사가 아니라, 상점과 고객의 중간에서 포인트를 중계해주고 각종 수수료를 받는 일종의 포인트 agency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별 상점들이 각자의 방식대로 포인트를 주는게 아니라 OK캐쉬백이라는 막강한 전국 네트워크를 가진 회사의 포인트를 지급하면서 고객을 유치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OK캐쉬백이라는 후광을 얻기 위해서는 상점들은 OK캐쉬백 측에 가맹비와 월 유지비, 수수료를 내야합니다.
여기에 OK캐쉬백 카드를 가진 고객이 물건을 구입할 때마다 물건 값의 최대 5%를 포인트로 고객에게 되돌려줘야 합니다. 이것 저것 빠져나가는 돈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그만큼 많은 고객이 오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그 부담을 기꺼이 감수하고 있는 겁니다.
저 역시 OK캐쉬백 회원이고, 포인트 적립을 하고 있지만... 그동안 내 포인트가 어디서 와서, 어떤 방식으로 쌓여있을까? 하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취재를 하면서 살펴보니OK캐쉬백 포인트는 100% 현금 장사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고객이 물건을 사면서 포인트 카드를 긁으면 가맹점 주인의 통장에서 매출액의 최대 5%가 '현금'으로 빠져나가는 겁니다. 3천만 명의 회원이 카드를 긁을 때마다 가맹점 주인의 통장에서 꼬박꼬박 빠져나간 현금의 누적 액수는 현재 2천억 원 정도. 한 때는 이보다 훨씬 규모가 컸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매년 40~50억 원의 이자수익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맹점이 고객에게 지급한 포인트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은 누구의 몫일까요?
하지만 OK캐쉬백 측은 입장이 좀 달랐습니다. OK캐쉬백 포인트 제도는 엄연한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별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또 전국의 가맹점과 고객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자에서 발생한 수익을 관리비와 프로모션 비용 등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어차피 고객에게 혜택이 돌아간 것이라는 논리를 앞세웠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은가요? OK캐쉬백 측은 가맹점과 계약을 맺을 때 가맹비와 월 유지비를 받기로 합니다. 3천만 회원을 관리하고, 프로모션을 하기 위한 부대 비용 명목으로 돈을 받는 겁니다.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가맹점이 고객에게 지급하는 포인트 가운데 10%를 또 수수료 명목으로 챙깁니다.
이렇게 '관리비' '프로모션비'로 쓸 수 있는 돈을 꼬박꼬박 받고 있으면서 그것도 모자라 고객의 포인트 이자를 회사의 일상 경비로 지출한다니... 정말 이상하지 않나요?
보도 이후 OK캐쉬백 측은 포인트 이자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현재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취재를 하는 도중 OK캐쉬백 회사의 홈페이지를 한번 들어가봤습니다. 여러가지 항목 중에 '윤리경영'이라는 항목이 눈에 띠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이 회사의 홈페이지에 이미 나와 있더군요. 구호에서 그치는 윤리경영이 아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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