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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공격 경영' 빨라진다

투자·채용 확대 강조…오너 경영인 '존재감' 부각

이건희 삼성 회장의 '공격경영'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24일 경영에 전격 복귀한 후 근 2년의 공백기를 한꺼번에 메우려는 듯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17일 발표한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결정은 이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으리라는 것이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이 회장은 이날 6년 만에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화성 반도체사업장(캠퍼스)을 찾아 한동안 소강상태이던 삼성전자의 신규 투자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세계경제가 불확실할 수록 인력을 더 많이 뽑고, 투자를 늘려야 한다며 과감한 채용과 투자 확대를 주문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LCD, R&D(연구개발) 등에 총 26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내놓았다.

이는 2020년까지 친환경과 건강증진(헬스케어)과 관련된 신사업 분야에 총 23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그룹 차원 투자계획이 지난 10일 공개된 데 이은 것이다.

당시 삼성은 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이 회장 주재로 신사업 사장단 회의를 열어 그룹의 투자계획을 결정지었다.

삼성이 이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대규모 투자결정을 잇따라 내린 배경에는 이 회장의 경영공백에 따른 위기감이 깔려 있기도 하다.

삼성 내부에서는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의혹 등으로 특검 수사를 겪으면서 사회적 논란에 빠져 있던 수년간 미국이 주도하는 첨단 IT 업계의 신조류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실수를 범했다는 지적이 나온 게 사실이었다.

이 회장이 지난 3월 경영에 복귀하면서 도요타 리콜사태 등을 언급하며 삼성의 위기론을 설파한 것은 그런 내부의 자성론과 무관치 않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이 회장은 우여곡절 끝에 경영에 복귀한 뒤 오너 경영인만이 내릴 수 있는 장기적이고 과감한 대규모 신규 사업 투자 결정을 내림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날 이 회장이 고용 확대를 거듭 강조하고 삼성 측의 투자계획에 대규모 신규 고용 창출방안이 포함된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신규라인 투자 등을 통해 올해 반도체 부문 3천명, LCD 부문 4천명 등 총 1만명 이상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성의 이 같은 발표는 최근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이 앞장서야 한다는 이 회장의 평소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회장의 경영 행보는 앞으로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는 오는 24일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회장을 승지원으로 초청해 만찬회동을 할 예정이다.

이날 만찬에는 소니 측에서 스트링어 회장 외에 TV.카메라 등 소비자 제품과 반도체 부품 조달 업무를 맡은 요시오카 히로시 부사장이 참석하고, 삼성전자에서는 최지성 사장과 이재용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배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부터 반도체 등의 부품 구매분야에서 협력해온 삼성과 소니는 2004년 7월 충남 아산 탕정에 공장을 둔 합작법인으로 S-LCD를 출범시켜 LCD 패널을 함께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회동에서는 LCD 패널과 신성장 분야로 떠오른 3D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오너 경영인으로 돌아온 이 회장의 대내외적인 경영행보가 삼성그룹에 퍼진 위기론 속에서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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