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1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에 따른 촛불시위 2주년에 즈음해 이른바 '촛불 보고서'를 만들 것을 관련부처에 지시했다.
취임초 정권의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했던 촛불사태를 재평가함으로써 사회적인 책임 규명과 반성의 계기로 삼고 이를 역사발전의 거름으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라는 게 청와대 핵심참모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많은 억측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음에도 당시 참여했던 지식인과 의학계 인사 어느 누구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라면서 "반성이 없으면 그 사회의 반성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촛불시위를 촉발했던 `PD수첩'의 광우병 쇠고기 관련 방송에 대해 법원이 일부 허위, 왜곡 보도를 인정했으나 당시 시위를 주도했던 단체나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주장했던 지식인들은 제대로 된 반성 없이 여전히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하고 있다는 비판인 셈이다.
이와 관련,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촛불시위가 나름대로 성찰의 계기가 된 만큼 지식인들도, 정부도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따라서 냉철한 자세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자료를 역사에 남길 것을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5월 22일 대국민담화와 6월 19일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에게 고개를 숙였던 이 대통령이 촛불사태에 대한 재평가를 지시한 것은 당시의 논란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아울러 최근 경제위기 극복, 외교적 성과 등을 바탕으로 국정지지율이 50%를 넘나들고 있는데 따른 자신감도 읽혀진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날 발언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세종시 수정과 4대강 살리기 사업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실제 이 대통령은 이날 "우리 사회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갈등과 분열이 적지 않다."라고 지적, 각종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지나친 사회적 논란이 국론분열로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하기도 했다.
한 참모는 "최근 촛불사태 2주년을 맞아 언론매체 등에서 이를 재조명하는 것에 대해 이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같은 지시를 내린 것"이라면서 "누구를 탓하자는 게 아니라 역사의 교훈으로 삼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회의에서 "국가정책에 대한 반대의 소리도 배척만 할 것이 아니라 귀를 기울이면 우리의 정책추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면서 '열린 자세'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지시에 따라 총리실을 비롯해 농림수산식품부, 외교통상부, 지식경제부 등 관련부처는 즉각 보고서 작성을 위한 실무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당시의 상황을 정리하는 것과 함께 국내외의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 관련 언론보도 등을 포함하는 '종합 백서'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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