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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칼' 천안함의 저울은 어디로 기울까?

천안함 정국과 지방선거 민심

    



지난 40일 동안 모두가 안타깝고 가슴 아팠습니다.

그리고 지방선거는 한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계속 이어지는 천안함 정국에 야당은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당도 '일말의 불안감'을 마음에 얹고 있습니다.

민심의 반향이 보이기 시작할 때 '이것은 결국 양날의 칼'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천안함 침몰 사건이 터질 때 만해도 야권은 속으로 작지않은 정치적 우세를 예상했습니다. 희생자가 너무 많았고, 정부와 군 당국의 초동 대응에는 깊은 허점들이 노출됐기 때문입니다.

한명숙 전 총리 무죄판결, 불교외압 파문에 '병렬적으로' 이어지는 정권심판론의 또 하나의 대형이슈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원인보다는 안타까운 희생에 대한 국민적 추모열기가 부각됐습니다.

무엇보다 야권이 쥐고 있던 다른 정치적 재료들을 천안함 사건은 모두 묻어버렸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북한 관련설 의혹은 모든 시선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습니다.



한나라당과 여권은 의도가 있었든 아니든 사건 자체의 충격과 이어지는 속보에 진영을 추스릴 시간을 번 셈이 됐습니다. 큰 파문으로 이어지던 불교외압설과 MBC장악의혹에 대한 비난의 눈초리가 가까스로 밖으로 돌려졌습니다.

야당의 한명숙 바람으로 인한 검찰의 정치공작 비난과 선거전 초반 기선제압의 걱정에서도 '상당히'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희생자를 낸 천안함 침몰은 군의 대비태세와 초동대응의 허점은 물론 현정권에 안보무능의 이미지를 깊게 심어줬습니다. 그 상처는 앞으로도 여권에 무거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또 작긴 하지만 오세훈, 원희룡, 나경원, 김충환 등 당내 막강한 서울시장 후보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부각될 선거 홍보효과도 퇴색됐습니다.

야당은 언뜻 보기에도 잃은 것이 많아 보입니다. 함미와 함수 인양이 연이어 TV로 생중계되며 우리를 숨죽이게 할 동안에도 야권에서는 무기력한 한숨과 냉소가 한동안 가득했습니다. 법원의 무죄판결로 모든 것을 날릴 것 같았던 한명숙 바람이 잦아들어버린 것입니다.

또 여당 유력인사의 잇단 설화와 각종 의혹에 대한 공격의 기회를 찾지못하면서 초반 기선제압의 기회를 날린 셈이 됐습니다.

"하지만 꼭 잃기만 한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계속되는 진통 속에 지지부진하게 진행된 야권연대 협상과정이 가려지면서 '분열의 이미지'를 피해갈 수 있었습니다. 당권파 주류-비주류간의 이전투구식 충돌이 전통 지지층과 중도성향 유권자의 이탈로 이어지는 악수도 가까스로 모면한 셈이 됐습니다.



천안함 사건 조사과정에서 북한의 공격 증거가 확인되지는 않더라도 의심되는 단서가 나올 때는 여당에는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 분명합니다.

북한의 도발이 국내외적 이슈로 부각되면 보수층이 결집하게 되고 야권이 내세우는 정권심판론은 동력이 떨어질 것입니다. 이것이 상식적입니다.

하지만 북풍은 오히려 여당에 부메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북한 개입설이 기정사실화 될 때는 오히려 현정부의 안보태세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시켜줘, 불신감 속에 중도층의 야권 선택을 유도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2000년 총선 당시 여당인 민주당은 6.15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선거 사흘 전에 발표했지만 여론의 역풍을 맞고 선거에 패배했습니다. 지난 17대 대선 직전에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렸지만 대권 승리는 한나라당에게 돌아갔습니다. 실제로 여의도의 많은 정치입담꾼들은 '북풍은 이제 변수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합니다.



천안함 희생장병들은 영면에 들어갔습니다. 군 당국의 조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뢰에서 나올 수 있다는 알루미늄 파편에 대한 언급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진상규명까지는 아직도 많은 반전을 남겨 둔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 차원의 천안함 진상조사특위 구성을 놓고 한나라당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겨우 위원회가 구성됐지만 위원장과 위원을 서로 맡지않겠다고 미루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어뢰말고 다른 침몰 원인에 대한 의혹제기는 이제부터 본격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역풍을 우려해 숨을 죽였던 야당도 이제 '할말은 하자'는 기세로 자세를 바꾸고 있습니다.

여당과 정부가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진실규명은 꺼린다는 인상을 줄 때 정치의 호재는 악재로, 악재는 호재로 변할 것입니다.  이미 정치인들은 '선'을 알고 있는 듯 합니다.

지금까지의 모습이 '안보 장사'였다는 판단을 주게 될.. 그 선을 넘어서는 안된다는 위기감이 느껴집니다. 야당도 마찬가지, 보수층을 결집시킬 역풍의 선을 넘을 수 없습니다.

아마도 그 안에서 밀고 당기기가 계속될 듯 합니다. 그 저울이 어느 순간 한쪽으로 기울 때가 천안함 정국이 진정 위력을 발휘하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국민들은 어느 한편에 표를 던지기 위해서 천안함 사건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그들은 정치를 이해하지만 진실을 알고 싶어합니다. 천안함 침몰의 후폭풍은 지방선거가 아닌 다음 대선에서 나타날 것이라는 누군가의 예상은 그래서 더 무섭습니다.

10년전 쿠르스크호 사건과 천안함의 비극은 두개의 공통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소중한 생명들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가?  보안과 기밀유지의 압박 때문에 중대한 판단착오를 했던 적이 없는가?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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