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건설업자가 오랫동안 100여명의 검사에게 불법적인 후원을 제공해왔다는 폭로는 우리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검찰 안팎에 던진 엄청난 파장은 물론이고 여론의 비판이 뜨겁습니다. 법을 어기는 행위에 대한 수사권을 가지고 있는 검찰은 우리 사회의 정의를 지키는 보루라는 점에서 이 사건은 매우 심각합니다. 엄중한 조사를 통해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잘못이 있다면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합니다.
지난 21일에 보도한 '스폰서 검사에 비난 봇물…철저히 규명"은 정 모씨가 25년 동안 검사들에게 향응과 성접대를 제공해왔다는 주장과 대검찰청과 부산지검 웹사이트가 시민들의 비난성 댓글로 마비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은 진상을 규명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기 위해 외부인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규명위원회를 만들어 조사에 착수한다고 합니다. 22일의 후속보도 ‘정기적으로 돈봉투…검사 100여 명 모두 조사’는 진상조사단이 의혹을 사고 있는 검사 모두를 조사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진상규명위원장은 검찰이 거듭 태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또한 보도는 일부 검사들이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어 조사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고 했습니다.
이 보도는 사건의 충격과 폭발성에 비해 너무 단순하게 다루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그동안 사회지도층에 대한 불법적인 후원에 대하여 소문이 무성했습니다. 사법 권력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국민들은 비판하면서도 무기력함을 한탄해 왔습니다. 언론은 국민감정을 대신하여 권력에 대한 감시라는 고유한 기능을 적극적으로 발휘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뇌물, 향응, 성접대와 같은 핵심 사항을 간추리고 부각해야 합니다. 폭로의 이유와 지난 25년 동안 건설업자가 얻은 반대급부가 무엇인지도 중요합니다. 같은 식구인 검사로 구성된 내부 조사단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유사한 사례, 전문가의 의견, 당사자와의 인터뷰, 여론의 가감 없는 전달 등 다양한 취재와 엄정한 보도를 통해 이 사건의 비중에 걸맞는 탐사보도를 해야 합니다.
검사 개개인은 사회정의를 지키기위한 독립수사기관으로 막강한 권한을 가진 공인입니다. 술과 골프와 촌지로 대변되는 검찰 스폰서 문화는 뿌리를 뽑아야 합니다. 존재하는 것은 알아도 잘 드러나지 않았던 잘못된 관행이 철저히 밝혀져야 합니다. 이 사건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취재를 통해 태산이 요동쳤는데 겨우 쥐 한 마리가 지나 간 꼴이 되지 않도록 힘 있는 보도를 해야 합니다.
지난 19일 '첨단이면 뭐하나...장애인 보조기구 그림의 떡'이라는 보도는 장애인들의 활동을 돕는 보조기구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가격은 비싸고 지원은 부족하다는 내용입니다. 중증 장애인의 식사를 돕는 로봇 팔, 뇌파를 감지해 위급한 신호를 보내는 기구, 휠체어 게임 시스템과 욕창을 방지하는 기구들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달해 사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에서 70여개의 보조기구 구입을 지원하고 있지만 부족하다면서 선진국처럼 보조기구들을 저렴하게 제공해 장애 증상의 악화를 막는 것이 정부 재정에 도움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고가의 첨단 장애인 보조기구가 확산되지 못하는 현실과 이유를 밝히는 보도입니다. 그러나 취재의 적절함과 정보의 완결성에서 매우 부족함을 지적합니다. 이 보도에서 꼭 필요한 장애인의 현황, 중증장애인에 대한 통계, 보조기구의 종류와 사용 현황, 2008년 조사내용과 조사주관기관, 선진국의 장애인 지원 현황, 정부의 정책과 필요한 예산에 대한 정보는 취재하지 않았습니다.
장애인의 어려움을 돌아보고 도움을 주기위해 문제점을 환기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문제점을 피상적으로 열거만 해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습니다. 객관적인 관련 통계자료, 구체적인 외국의 선진 사례, 정책담당자·전문가와의 인터뷰, 설득력 있는 내용을 갖추지 못한 보도로는 언론의 소명을 다할 수 없음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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