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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수입차 시장을 달아오르게 하나

지난 3월 수입차 등록 대수는 7,102대.

이 숫자에는 두 가지 특징이 담겨 있습니다.

우선 1987년 국내 시장이 개방된 이후 수입차 월별 등록 대수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사실입니다.

1월과 2월 모두 6천대를 훌쩍 넘기더니, 급기야 7천대 고지까지 올라섰습니다.

3월 등록 대수는 2월보다는 10.3%, 전년 동기대비 50.8%나 급증한 수치입니다.

1분기 전체로는 전년 동기대비 64% 증가했습니다.

두 번째 특징은 3월 수입차 베스트 셀링카(월 단위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을 뜻합니다)의 자리가 폭스바겐의 골프 2.0 TDI의 몫이었다는 점입니다. 374대가 팔렸습니다.

중소형이라고 할 수 있는 2,000cc급 차종이 수입차 월별 등록 대수 1위에 오른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통상 수입차 시장은 벤츠나 BMW, 렉서스 등 소위 3,000cc급 이상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해 왔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지난해 전체 1위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E300으로 1,563대가 팔렸습니다.)

지난달 2위 역시 중형이라고 할 수 있는 2,500cc급 도요타의 캠리의 차지였습니다.

수입차가 국내 프리미엄 시장 뿐만 아니라 대중 시장도 빠르게 잠식할 수 있다는 조짐이 나타난 것입니다.

실제 올 1분기 전체 수입차 등록 가운데 배기량이 2,000~3,000cc인 중형의 비중은 42.4%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4.1%에 비해 크게 늘었습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의 40% 이상이 2,000cc대라는 뜻입니다.

수입차 시장의 무게 중심이 고급-대형 브랜드에서 실용-중형 브랜드로 이동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여러 가지로 설명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경기 회복에 따라 억눌렸던 수입차 수요가 연초에 분출된 영향이 있습니다.

지난해 수입차 등록 대수는 60,993대로 2008년에 비해 역성장했습니다.(2008년 수입차 등록 대수는 61,648대)

꾸준히 성장하던 수입차 시장이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축됐는데 올들어 경기 회복세를 타고 빠르게 되살아났다는 뜻입니다.

수입차 업체들의 저가 모델 도입과 할인 공세도 무시 할 수 없는 요인입니다.

렉서스로만 승부하던 도요타가 지난해 9월부터 캠리 등 대중 브랜드를 들고 나왔고, 폭스바겐이나 푸조 등 유럽 브랜드들도 3,000만원대 대중 브랜드 도입을 늘렸습니다.

최근 이뤄지고 있는 수입차 업체의 할인 마케팅을 감안하면 국산 브랜드와의 가격 차이는 사소하게 간주될 만큼 작아진 게 사실입니다.

끝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의 구조 변화도 큰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쌍용차의 법정관리, GM대우의 하청기지화 논란 속에 최근 몇 년 사이 현대-기아차의 국내 시장 독과점 현상은 더 심화됐습니다.

심화되는 독과점으로 소비자들로서는 속수무책으로 국산차의 가격 인상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의 제약은 더해만 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용 차에 미치지 못하는 각종 옵션이나 보증기간 등으로 인해 현대-기아차로부터 대접이 아니라 홀대를 받는다는 인식을 갖게 된 소비자들도 늘어난 게 사실입니다.

저렴해진 수입차라는 환경과 맞물려 현대-기아차가 아닌 모델, 남들과 다른 차를 타고 싶은 국내 소비자들의 욕구 표출이 일정 부분 작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아직 국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비중은 5~6%로 미미한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프리미엄급에서 뿐만 아니라 대중 시장에서도 수입차의 공세가 강화되고,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은 독과점이라는, 현대-기아차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시장 환경이 부메랑이 되어 그 독과점을 잠식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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