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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여만 가는 가톨릭계 성추문 '위기'

"성추문 비판 양상, 反유대주의 연상" 발언 후폭풍

과거 가톨릭계 기숙학교에서 발생한 성추문에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이 '위기'가 계속 꼬여가는  양상이 다. 

최근 교회 지도부가 성추문 은폐 의혹을 제기하는 측에 반격을 가하던 중  교황청 내 고위 당국자 입에서 나온 "교회 비판론자는 반(反) 유대주의자와 같다"는  발언이 거센 후폭풍을 야기하고 있다. 

이런 발언을 한 주인공은 가톨릭 교회에서 교황에게 설교할 수 있는 유일한 성직자인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교황 설교자. 

칸탈라메사 신부는 2일 유대인 친구에게서 받은 서한 내용이라며 "(특정 집단을) 전형화하고 개인적 책임을 전체에 전가해 비난하는 것은 반유대주의의 가장 수치스런 단면을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비록 "한 유대인 친구가 서한에서 이렇게 지적했다"고 전제했으나 교황청 고위 당국자가 이를 소개한 자체가 칸탈라메사 신부 개인적으로든, 나아가 교황청 내부에서든 '비판론=반유대주의'라는 비유에 공감한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칸탈라메사 신부의 발언은 예상대로 거센 후폭풍을 몰고 왔다. 

독일 유대인중앙위원회의 슈테판 크라머는 뉴스통신 AP와 인터뷰에서 "추잡하고 불쾌한 발언이며 무엇보다 홀로코스트 피해자는 물론 모든 (성추행)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또 미국에 본부를 둔, 성직자에 의한 성범죄 피해자 단체 SNAP도 칸탈라메사 신부의 설교는 "무모하고 무책임하며 도덕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지적하는 등  유대인 사회와 성추행 피해자들이 분개하고 나섰다. 

이에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3일 "교회 비판론자를 반유대주의자에 비유하는 것은 교황청, 가톨릭 교회의 입장이 아니며 칸탈라메사 신부도 그러한  의도로 얘기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쉽사리 진화될 사안은 아니다. 

특히 이번 성추문이 가톨릭 교회에 대한 신뢰를 크게 퇴색시킬 뿐 아니라 교황 베네딕토 16세 개인에게도 심각한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교황이 침묵함으로써 사태를 진정시키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국 BBC의 바티칸 특파원인 데이비드 와일리는 "칸탈라메사 신부는 반유대주의 발언이 도움되리라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완전히 잘못 짚었다"고 비판하고 "가톨릭 교회의 신뢰 상실이 큰 문제로, 이는 교황청에 매우 심각한 위기"라고 진단했다. 

또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전면 분석기사에서 "부활절을 맞아 많은 TV  중계팀이 바티칸에 집결했는데 이들은 부활절 행사가 아니라 교황이 퇴위함으로써  역사를 만들지 모른다는, 광적인 억측을 취재하기 위함"이라고 보도했다. 

FT는 결국 이러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TV 중계팀이 실망을 안고 바티칸을 떠날 게 확실하다"고 덧붙였지만,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 가해지는 퇴위 압박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확인시키는 분석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이런 가운데 영국 성공회 수장인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가 3일  아일랜드 가톨릭 교회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강도 높게 비난함으로써 가톨릭  '비판론자' 대열에 합류했다.

(브뤼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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