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오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 데뷔전을 치른다.
금융시장에서는 김 총재의 성향과 현재 경제여건을 봤을 때 사상 최저 수준인 기준금리(연 2.0%)를 동결할 것이라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이보다는 김 총재가 경제.금융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
한은 '김중수 호(號)'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첫 공식 잣대 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김 총재 혼자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그가 다른 나라 중앙은행과의 정책 공조, 정부와의 정책 협조를 강조했기 때문에 본격적인 출구전략( 금융위기 때 취한 비상조치의 정상화)의 신호탄을 띄우는 기준금리 인상은 상당 기간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기준금리 동결 예상..김 총재 메시지는 금통위는 이번 주 회의에서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하고서 김 총재가 기자회 견을 열어 회의 결과와 함께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한다.
이를 통해 김 총재의 경기 진단이 드러나고 향후 처방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은 확실시된다.
한은은 김 총재의 취임 전날인 지난달 31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기준금리는 당분간 물가 안정 의 기조 위에서 경기 회복세 지속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운용할 방침"이라고 밝혔 다.
정부가 이미 몇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가운데 김 총재는 취임사에서 해외 중앙은행들과의 정책 공조, 정부 및 감독당국과의 긴밀한 정책협조를 강조했다.
우리 경제가 살아나고는 있지만, 회복 속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유럽 국가의 재정 위기 등 해외 불안 요인이 여전하다는 것은 한은으로 하여금 운신의 폭을 좁게 하는 요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생산과 소비, 투자는 증가세를 보였지만 향후 경기를 점칠 수 있는 선행종합지수 전년 동월비가 1월에 전달보다 0.3%포인트 하락해 1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데 이어 2월에는 1.0%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경기 회복세가 둔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았다.
이런 상황에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로 두 달 연속 2%대의 안정적인 수준을 보이고 이런 추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은 저금리 기조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따라서 김 총재는 경기 회복세와 물가 안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통화정책을 펴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그가 시장과의 원활한 소통을 중요 과제로 제시한 만큼 발언 내용과 수위가 주목된다.
◇성장에 무게..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기준금리는 당분간 동결될 것으로 보이지만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 하다.
김 총재는 취임 인사말에서 "한은은 우리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성장 쪽에 무게를 뒀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아직 금리를 인상할 시기는 아니라는 게 정부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밝힌 데서 보듯이 정부는 본격적인 경기 회복 전까지는 통화정책과 정부 재정정책이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총재 역시 정부와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그는 출구전략과 관련, "대내외 경 제환경의 변화에 유의하며 최적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대내외 정책 공조를 중요시하고 있다.
이는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이중 우리나라의 회복 속도가 빠르지만 안심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닌데다 다른 나라가 금리를 올리기 전에 우리가 먼저 행동을 취하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금통위를 며칠 앞두고 5일 예정된 윤 장관과 김 총재의 간담회는 상견례 성격이지만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 공조를 '약속'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만간 이뤄질 일부 금통위원 교체도 변수다.
오는 7일 심훈 위원이, 24일 박 봉흠 위원이 물러나는데 후임자로 친정부 인사가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이 렇게 되면 통화정책의 무게가 성장 쪽으로 기울어 기준금리 인상이 상당기간 물 건 너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4일 "김 총재가 정부 정책기조와 함께 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은 하반기 이후로 미뤄질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는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르다면 김 총재가 `시장 인식과 갭(차이)을 줄이겠다'는 말을 한 것처럼 예상 밖으로 상반기 말께 소폭 인상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SK증권 양진모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린 다음에 한은이 움직일 가능성이 커 기준금리의 인상 시기는 4분기나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히려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보다는 김 총재가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시장이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반응할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양 연구원은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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