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생명보험사들의 연이은 상장으로 국내 증시 판도가 크게 뒤바뀔 전망이다.
이번주 대한생명에 이어 5월 중순에는 국내 최대 생보사인 삼성생명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공모가 8천200원을 기준으로 대한생명의 시가총액은 7조1천억원이다. 삼성생명도 공모가가 10만원을 넘어서며 시가총액 2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두 업체의 상장만으로도 '시가총액 1천조원'을 넘보게 된다. 업종별로도 금융업 몸집이 급격히 커지며 전기전자(IT)와 함께 확고한 양강 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또 국내증시에서는 처음으로 '생명보험 테마'가 형성되고 생보사 지분 보유 업체도 자산가치가 뛰어오를 수 있다. 대형주의 '입성'으로 코스피200 지수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시총 단숨에 1천 조…순위지표 일제 재정렬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시가총액은 유가증권과 코스닥을 더해 총 967조7천400억원이다.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의 상장만으로도 시가총액이 27조원가량 증가하기 때문에 증시 시총은 995조원에 이르게 된다. 코스피지수 1,660선에서 가로막힌 현 박스권 장세에서도 시가총액 1천조원 돌파가 가능해진 셈이다.
시가총액 순위에서는 삼성생명이 한국전력(24조6천억원), 현대차(23조8천억원), 신한지주(20조9천억원), KB금융(20조1천억원)과 함께 3~6위권 순위 경쟁에 뛰어들게 된다. 대한생명은 하나금융지주(7조1천억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30위권을 넘본다.
업종별로는 'IT 독주체제'가 깨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 시가총액은 현재 137조원대에서 164조원대로 급격히 불어나며 IT(193조원)에 근접하게 된다.
화학(88조원), 운수장비(85조원), 철강금속(70조원) 등 나머지 업종은 모두 100조원을 크게 밑돈다.
특히 금융업종 내에서는 보험업 시가총액이 현 20조원에서 47조원으로 갑절 이상 커진다. KB금융·신한지주·우리금융·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사를 포함한 은행업 시가총액 81조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증권업(21조원)과는 현격한 거리를 두게 된다.
◇보험업 '환골탈태'
현재 보험업에서는 삼성화재가 업종 시가총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바꿔 말하면 삼성화재 외에는 주목할 대형주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이 상장되면 보험업 자체가 증시에서 적지 않은 주도권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래에셋생명, 교보생명 등 상장 후보군이 줄줄이 남아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 영향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동부증권 이병건 연구원은 "금리 인상기에는 부채 만기가 길고 정액보상을 하는 생보사에 유리하다"며 "금리가 낮으면서 금리 상승에 대한 강한 컨센서스가 형성된 올해 초가 상장의 적기"라고 평가했다.
기존 손해보험주들도 긍정적으로 재평가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리나라 손보사는 장기보험 상품을 통해 생명보험 기능을 함께 갖고 있어 생보 상장으로 함께 재평가될 수 있다는 논리다. 단기적으로는 생보 상장으로 인한 물량 부담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에서 보험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수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트레이드증권 하학수 연구원은 "국내 손보사들은 장기보험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며 "비슷한 사업을 하는 대형 생보사가 상장되면, 손보업 전반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의 이해와 관심이 제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생보 빅뱅' 파장 어디까지
생보사 상장이 보험·금융 업종을 넘어 증시 전반에 미칠 영향을 섣불리 예상하기는 어렵다. 우선 물량 부담으로 증시 전반이 조정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전체 1조7천800억원 규모인 대한생명 공모에서는 3천561억원 상당의 일반공모에 무려 4조2천억원이 몰렸다. 삼성생명은 삼성차 채권단 보유지분 약 3천500만주와 신세계 보유지분 500만주 등 4천만주를 구주매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공모가격을 10만원으로 가정하면 공모액은 4조원에 달한다.
일반공모 비중에 따라 변수가 있지만, 대한생명 사례를 감안하면 증거금 10조원을 훌쩍 넘길 수 있다.
코스피200 지수의 구성 종목도 변경된다.
대한생명과 삼성생명 모두 규모에서는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될 자격이 충분하다. 다만, 지수 편입을 위한 일정 경과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대한생명은 6월 특례편입을 노릴 수 있지만, 무산되면 내년 6월 정기변경을 노려야 한다. 삼성생명은 일정상 9월 특례편입이 확실시된다.
생보사 지분을 보유한 종목은 자산가치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직접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한 신세계와 CJ, CJ제일제당이 수혜주로 꼽힌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삼성카드도 수혜가 점쳐진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삼성생명 상장은 그룹 재편의 신호탄"이라며 "삼성카드는 실질적 그룹 지주사인 에버랜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그룹재편 이슈, 삼성생명 상장 등과 맞물려 주가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화를 중심으로 한화그룹 계열사들도 대한생명의 추이에 따라 희비가 결정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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