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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는 딱 한 명만!"

TED, 세상을 바꾸는 포럼- (1) 출장 준비

TED 출장을 다녀온 지 벌써 몇 주가 흘렀다.

'TED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왔다'고 주변에 얘기했었고, TED 참관기 내지는 취재기를 당장이라도 잔뜩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디지털포럼이 어느새 두 달 앞으로 다가왔고, 개인적으로도 일이 많아서, 글을 써야지 써야지 생각만 하고 시간만 보내고 있었다. 이러다가는 TED에 관한 기억이 다 희미해질 것 같으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글쓰기를 시작하기로 한다.

TED.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의 앞 글자를 따서 이름 붙인 미국의 유명한 국제 컨퍼런스다. 우리 나라에서는 웹사이트의 테드토크(TEDtalk.TED 초청 연사들의 강연) 덕분에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중이다.

서울디지털포럼에서도 연사를 섭외할 때도 항상 TED 연사들의 강연을 참고하곤 했다. 사실 내가 TED에 대해 알게 된 것도, TED에 직접 가 보게 된 것도, 서울디지털포럼을 기획하는 미래부에서 일하게 된 덕분이다.

나는 미래부에 온 지 얼마 안 돼 TED의 팬이 돼 버렸다. TED가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 테드토크 듣는 재미를 붙인 것이다. 테드토크는 길이도 길어봤자 20분을 넘지 않는다. 출퇴근할 때 버스와 지하철에서 듣기에 딱 좋은 분량이었다. 디지털과 친하지 않은 내가 아이팟을 사게 된 것은 출퇴근 시간에 그냥 멍하게 시간을 보내는 게 싫어서였는데, 이 아이팟은 곧 테드토크 감상용 기기가 돼 버렸다. 테드토크 듣는 데 정신이 팔려내려야 할 역을 지나쳐 버린 적도 있다.

매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TED는 참가하기 쉽지 않은 컨퍼런스다. 우선 참가비가 6천달러나 된다. 돈만 낸다고 되는 게 아니다. 내가 왜 TED에 참가해야 하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등등을 쓰는 지원서를 내야 한다. TED 운영자들은 이 지원자 가운데 천 명 정도를 엄선해 참가비 6천 달러를 낼 수 있는 '자격'을 준다. 그리고 지원서 접수는 컨퍼런스가 열리기 1년 전에 이미 마감된다. 이렇게 참가가 까다로운 컨퍼런스이지만,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나는 참가비를 낸 것은 아니다. 프레스 자격으로 참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레스로 참가하기도 쉽지 않다. 미래부는 이전에도 프레스 자격으로 컨퍼런스를 참가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TED측에 요청한 적이 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하지만 2010년 컨퍼런스에는 SBS 미래부 기자들이 참가할 수 있게 된 것은 이렇게 과거에도 계속 TED측과 접촉해 온 '이력' 덕분이다. 그리고 서울디지털포럼에 왔던 해외 연사들이 TED측에 SBS가 어떤 언론사인지, 서울디지털포럼이 어떤 행사인지, 호의적인 이야기를 해 준 것도 도움이 됐던 것 같다. TED의 홍보 담당인 로라는 TED에 한국 언론사 기자가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확인해 줬다.

우리 부서에서는 원래 TED 참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두 사람이 출장을 가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TED에서는 프레스 패스를 한 명한테만 준다는 것이다. 방송 기자들은 대개 팀으로 움직인다. 물론 아주 급한 경우, 취재기자 혼자 촬영도 하고, 인터뷰도 하고, 기사도 써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이번 출장은 경우가 달랐다.

이번 출장은 TED 관련 기사를 쓰기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서울디지털포럼 운영과 관련한 벤치마킹을 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게다가 '가능하면' 서울디지털포럼 행사를 TED 운영관계자들과 TED 연사들에게 알리고, 또 '가능하다면' TED 연사들 중 우리 포럼에 적합한 연사들에게 초청장을 전달하는 것까지 출장 목적에 포함돼 있었다. 혼자서 이 모든 일을 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게다가 더 큰 문제. TED는 회의장 촬영이 '절대 금지'라는 것이었다. 아니, TED 컨퍼런스를 취재하러 가는데, 현장 화면이 없으면 방송 뉴스에서 도대체 뭘 가지고 보도를 하란 말인가.

(TED 출장기,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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