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러시아 이르쿠추크에서 발생한 한국 대학생 강 모(22. 광주교대 3년) 씨 사망 사건에 대한 현지 경찰의 수사가 부실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3일 주이르쿠츠크 총영사관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이번 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러시아 청년 3명을 폭행 치사 혐의로 체포해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범행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도 사건의 중요성과 한국 여론을 고려한 듯 최대한 신중하게 수사를 하겠다고 밝히고는 있지만, 범인들의 신병을 확보한 지 5일이 다 돼가도록 아직 범행 동기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종혐오 범죄로 기소되면 형량이 가중되고 러시아 내 외국인 안전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 경찰이 신중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피해 학생 부모와 현지 경찰 책임자가 면담했는데 '두 달 안에 조사를 끝내겠다'고만 했을 뿐 수사 상황에 대해서 자세한 얘기를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지 경찰이 자국민 보호를 이유로 이 사건을 지역 불량배들에 의한 우발적 범행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거 러시아 경찰이 인종차별로 발생한 범죄를 단순한 훌리건들의 소행으로 치부하면서 사건 조사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가 사건 직후 주러시아 대사관을 통해 러 측에 유사 사건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는 했지만, 현지 사정에 정통한 우리 경찰이나 법무부 직원 등을 보내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 보고 적극적인 수사가 이뤄지도록 촉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날 강 씨가 연수 중이던 알타이 국립사범대학에서는 추모식이 열렸으며, 강 씨의 시신은 23일 모스크바를 거쳐 서울로 운구될 예정이다.
강 씨와 함께 이 대학에 연수 온 교환 학생 20명도 같은 비행기로 귀국할 예정이다.
강 씨는 지난 15일 이르쿠츠크 바르나울시에서 러시아 청년 3명에게 흉기 등으로 집단 폭행을 당한 뒤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 치료받던 중 18일 사망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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