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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붙은 낙태 논쟁

동료 의사 고발…근본 해결 어렵지만 사회적 논쟁 촉발 효과 기대<BR/>"애 생기면 낙태해버리면 된다는 사회부터 변화해야"

# 1.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많은 낙태가 이뤄지고 있는지 정확한 실태는 정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난 2005년 고려대 김해중 교수팀이 진행한 연구를 토대로 추산할 뿐입니다.

200여 곳을 샘플로 조사한 뒤 전체 규모로 확대 추산한 내용인데 내용이 충격적입니다.

국내에서 매년 34만 건의 낙태 시술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 중 95% 이상이 불법 낙태라는 겁니다.

미성년자의 원치 않는 임신, 성별이나 터울을 조절하기 위한 낙태가 대부분이었습니다. 

34만명이면 경남 진주시의 전체 인구와 맞먹습니다.

34만의 생명이 세상의 빛도 보지 못한 채 선택권 없이 꺼져가고 있는 겁니다.

# 2.

프로라이프(Pro-life.생명존중) 의사회는 낙태에 반대하는 산부인과 의사들의 모임입니다.

지난해 가을 일종의 자정 선언인 낙태 근절 선언으로 의료계를 긴장시켰던 단체로, 90여 명의 의사와 이를 지지하는 일반 시민들이 가입해있습니다.

이 단체가 산부인과 의사 8명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해묵은 논쟁거리였던 낙태가, 의사 사회 내부의 형사 사건으로 비화된 겁니다.

이 모임의 회장이자 이 사건 고발대리인인 차희제(산부인과 전문의)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의료인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은 전혀 없습니다. 또 이들에 대한 처벌보다는 낙태 시술을 줄이고자 하는 억제력과 낙태 근절 운동에 대한 의료계의 주의를 환기시키고자 하는 것이 이 사건 고발의 목적입니다. 이 땅에서 불법적인 낙태가 근절될 때까지 제보 수집과 고발 활동을 계속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해 가을 이들이 시작한 낙태 근절 운동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무시못할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실제 대다수 산부인과 병원들이 낙태를 중단해 낙태를 원하는 사람들이 방법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는 얘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민원 상담센터인 129 전화에도 임신중절을 하고 싶은 데 할 방법이 없다는 민원이 전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이들의 활동이 지금까지의 선언적인 낙태 반대 운동과는 비교할 수 없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몇 몇 의사 처벌하는 걸로 낙태가 줄거나 사라질 가능성이 없다는 겁니다.

의사들이 처벌되면 다른 의사들이 몸을 사리면서 낙태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음성적인 낙태가 더욱 기승을 부릴 수 있고 원정 낙태가 등장할 우려도 있습니다.

# 3.

낙태 논란과 관련해 의료법 윤리학자인 연세대 김소윤 교수의 인터뷰를 참고할 만 합니다.

양 당사자 보다 비교적 객관적인 입장에서 사안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Q)동료 의사 고발에 대한 생각은

[김소윤/연세대 교수 : 낙태를 안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주장에는 동감을 하는데요. 하지만 현재 낙태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있어요.그러니까 의사들이 낙태를 유도해서 사람들이 낙태를 한 게 아니라 사람들이 상황이 낙태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는거죠.

그래서 우리 사회가 그런 분들이 낙태를 안할 수 있는 사회로 만들도록 노력을 해야되는데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노력은 그것을 위해서 사회가 관심을 갖게 하도록 한 의의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Q) 고발 행위가 실제 낙태 근절 효과를 낼 수 있을까.

[김소윤/연세대 교수 : 의사들에게만 맡겨서는 안되고 낙태를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상황에서 가급적 낙태를 안하도록 만들고 그런 사회를 만들어줘야해요.

예를 들면 유럽이나 선진국들도 법적으로 낙태를 금지하고 의사들이 낙태를 안한다 이렇게 해서 해결된 게 아니라 미혼임신 등 여러 사유로 낙태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낙태를 안해도 되게, 사회가 제도적으로 보장해주면서 많은 지원을 해줘야되죠.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태를 해야되면 안전하고 건강하게 낙태를 하고 그렇게 한 다음에 그 사람이 신체 손상이 없이 다시 재생산할 수 있는 여성으로서 다시 임신을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도록 그렇게 건강하게 만들어줘야죠.

낙태를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만약에 낙태를 못하게 돼서 만약에 불법적으로 어쩔 수 없이 하거나, 외국에 나가서 하거나 이렇게 여러 불편을 겪게 된다면 나중에 더 심각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초래될 수도 있거든요.]

Q) 그러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김소윤/연세대 교수 : 낙태 자체가 옳은 일이 아니라 할지라도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낙태를 할 수 밖에 없는 사유가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 사유를 자세히 들어보고 그것을 해결해줄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내고 방안을 못 찾으면 안전하고 건강하게 낙태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 사회 전체의 의무라고 생각을 합니다.

미국은 청소년들이 이제 임신을 해서 낙태를 하게 되는 경우, 낙태를 방지하기 위해서 청소년들, 고등학교에 탁아 시설까지 만들어놓은 공립 고등학교도 있다고 해요. 그러면 청소년들이 낙태를 해야되는 이유는 자기가 이제 아기를 만약에 낳게 되면 그 애를 보느라고 가정에서도 쫓겨날 수 있고, 또 얘를 위해서 자기의 삶 자체가 망가져버리니까 그것 때문에 낙태를 해야 된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낙태를 하지 않아도 자기의 삶이 망가지지 않도록, 그리고 가정이나 사회가 그 애를 더 지지해줄 수 있도록 사회가 만들어져야 된다는거죠.

단순히 그 친구가 낙태를 할 수 있는 시술 병원을 안내해주는 상담이 아니라 낙태를 안하면 1~2년 정도 늦춰질 순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전체적인 삶에서 내 삶이 망가지지 않고, 자기가 낳은 애도 자기가 키운다고 해도 잘 양육될 수 있어야 되고 혹시 자기가 못 키우면 안전한 다른 분들이 키워줄 수 있는 사회가 돼야한다는 겁니다.]

Q) 낙태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 필요한 건 뭔지..

[김소윤/연세대 교수 : 1년, 2년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한 5년, 10년 정도 완전히 이 문제에 대해서 사람들의 생각들이 많이 바뀌어야지 사회 제도가 거기에 생각에 맞춰서 다시 재구성이 되어야지 낙태를 안할 수 있는 사회가 되는거지, 의사들만 안한다고 손 떼고 있으면 그렇게 되는 사회가 되는건 아니라고 보거든요.

미혼이라도 사랑은 하잖아요, 그러면 조심스럽게 애가 안 만들어지게 서로 사랑을 해야되는거지만 애가 만들어지면 그럼 낙태해버리면 된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런 사회였다면 애가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상황에서는 그 애를 낳고도 사회에서 용인될 수 있는 그런 생각의 변화나 시스템, 그러면 혼자서 애를 어떻게 키우고 자기 삶의 영향, 꼭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미혼인 상태에서는 그러면 그럴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된다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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