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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는게 미덕?"…중국 '쓰레기 대란' 직면

한국에서 하던 방식대로 중국에서 손님을 식사에 초대해 먹을 만큼만 음식을 대접했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잘 먹었다는 인사말은 고사하고 너무 야박하게 대접하는 것 아니냐는 원망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의 식습관은 쓰레기 종량제와 분리수거가 이미 정착했고 남은 음식에 벌금을 부과하는 식당까지 등장한 한국과는 너무 다르다.

우선 식탁이 풍성해야 한다. 손님을 청하는 자리라면 적어도 절반가량은 남길 만큼 주문하는 것이 예의고 미덕이다.

격 없는 사이라면 남은 음식을 싸가기도 하지만 어쨌든 배불리 먹고도 식탁에 음식이 남아야 성이 찬다.

그렇지 않다면 가까운 친구 사이에도 '쩨쩨하다'는 소리가 나온다. 땅덩어리가 커 예로부터 먹을거리가 풍성한 데다 체면을 중시해온 문화적 배경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중국인들의 '통 큰' 식탁문화가 변곡점을 맞고 있다. 넘쳐나는 쓰레기 탓이다.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던 시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쓰레기 처리가 도시 관리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중국 개혁 개방의 1번지인 광저우(廣州)우만 해도 그렇다.

광저우시에서 하루 발생하는 쓰레기는 1만7천t. 넝마주이들이 매립장을 뒤져 폐지나 고물을 챙겨 가도 1만2천t의 쓰레기가 매립장으로 들어간다.

광저우 쓰레기의 절반가량이 음식물 쓰레기다.

하루 7천t을 매립하던 씽펑(興豊) 매립장은 내년에 매립이 완료돼 더는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광저우에 비상이 걸렸다.

하루 2천t을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장을 다시 건설하고 있지만 하루 5천t의 쓰레기를 줄이지 않고는 쓰레기 대란이 일어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0일 광저우시가 쓰레기 감축을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광저우시는 우선 내년 3월부터 쓰레기 분리제를 전격 도입하기로 했다.

생산자와 소비자 간 농산물 직거래를 위해 도시관리위원회가 건의한 한시적 노점시장 개설도 쓰레기 발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도 수렴하고 있다.

광저우뿐 아니다. 도시마다 제때 처리되지 않는 쓰레기가 넘쳐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여름철 도심 곳곳에 쌓인 음식물 쓰레기가 악취를 풍기고 파리떼가 극성을 부리는 것은 어느 도시에서든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쓰레기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충칭(重慶)과 쑤저우(蘇州), 하얼빈(哈爾濱) 등 대도시들이 앞다퉈 쓰레기 분리 수거제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분리수거만으로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음식물 쓰레기 발생을 줄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랴오닝(遼寧)성의 한 사회학자는 "음식을 남기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식탁 문화가 개선되지 않는 한 중국은 머지않아 쓰레기 재앙에 직면할 것"이라며 "전체 쓰레기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인식만 전환하면 어렵지 않게 발생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음식물 쓰레기 감축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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