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희정당 벽에 있는 그림 일부가 소방설비를 설치하다가 훼손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8일 창덕궁관리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소방시설 공사도중 희정당 동쪽 벽을 장식하고 있는 등록문화재 제240호 '총석정절경도(叢石亭絶景圖)'의 왼쪽 가장자리 부분이 6cm 가량 찢어졌다.
이 그림은 1920년께 당대 최고의 서화가 김규진(1868~1933)이 그린 가로 880㎝, 세로 195㎝ 크기의 산수화로 7폭의 비단에 그림을 그려 한지를 여러 겹 포개어 붙인 다음 벽에 붙였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와 해금강을 바라본 광경을 그린 작품이다.
화폭 중앙의 산 언덕 위에 여러 그루의 소나무로 둘러싸인 총석정이 있으며 뒤로는 산봉우리를 배경 으로 바다에 솟아있는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관리소 측은 시공업체 인부가 광센서 선형감지기를 설치하려고 반대쪽 벽에서 드릴로 구멍을 뚫는 과정에서 그림이 훼손됐다고 설명했다.
안정열 창덕궁관리소장은 "시공업체의 부주의로 이 같은 일이 생겼다"면서 "공사를 감독하는 감리업체에 문화재 보호를 강조하고 현장에도 방호요원이 배치돼서 작업 과정을 지켜보고 있지만, 작업을 이곳저곳에서 동시에 하면서 인부가 교체되다 보니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벽화 훼손 사실을 확인하고 작업을 바로 중단하고 감리업체에 경고조치를 했다"면서 "이 그림은 올해 상반기에 보수 계획이 세워져 있던 것으로 국립고궁박물 관과 협의해 계획대로 전체를 보수하면서 훼손된 부분도 손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창덕궁관리소는 52억 원을 들여 지난해 10월부터 희정당을 비롯한 주요 건물 내부에 소방설비를 설치하고 있다.
희정당(보물 제815호)은 왕의 집무실인 편전으로 쓰인 곳으로 1917년 화재로 소실된 것을 1920년에 복구했으며 유리 창문, 샹들리에 등을 설치해 서양식으로 꾸며진 건물이다.
(서울=연합뉴스)
창덕궁 소방설비 공사하다 벽화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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