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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불 의혹' 새 변수로 떠오른 '4자회동'

"인사청탁 유력정황" vs "결정적 증거안돼"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2006년말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자리에 정세균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과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동석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한 전 총리의 뇌물수수 의혹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는 모양새다.

당초 곽 전 사장은 2006년 12월20일 지인들과 함께 총리 공관을 찾아 한 전 총리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지인이 다름아닌 당시 산자부 장관과 전 건교부 장관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뇌물수수 의혹의 개연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곽 전 사장이 오래전부터 한 전 총리와 알고 지낸 사이인데다 강 전 장관은 곽 전 사장의 전주고 2년 선배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인맥 등을 총동원한 인사청탁이 아니었느냐는 의심을 갖게 한다.

곽 전 사장이 비슷한 시기에 대한석탄공사 사장 자리를 목표로 모 경제지 사장에게도 수천만원의 금품을 전달한 혐의가 있는 만큼 그가 석탄공사를 산하에 두고 있는 산자부 장관과 함께 국무총리와 '4자회동'을 벌였다는 사실은 인사청탁 의혹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검찰 역시 이 4자회동이 한 전 총리의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하는 유력한 정황증거가 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곽 전 사장은 석탄공사 사장 선임에서 막판 탈락한 뒤 곧바로 산자부 산하이면서 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남동발전 사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4자회동이 있었고 주무 장관과 국무총리가 참석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뇌물이 직접 건네졌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기는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곽 전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넷이 함께 만났다가 자리가 파한 뒤 혼자 남아 5만 달러가 든 봉투를 놓고 나왔다고 진술했는데 동석자들의 면면을 볼때 과연 그럴 만한 분위기가 될 수 있었겠느냐는 점에서 뇌물 의혹의 마지막 고리는 여전히 '판단'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셈이다.

4자회동 사실이 알려진데 대해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강 전 장관은 나란히 곽 전 사장의 인사 관련 대화는 없었다고 부인하고 나선 상태다.

통상 물증이나 돈을 받은 이의 자백 없이 공여자의 진술이나 정황 증거에 의존해야 하는 뇌물 사건의 특성상 4자회동이 한 전 총리의 유무죄를 가르는 새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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