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밤하늘의 별빛, 계곡의 물소리, 나뭇잎들의 속삭임. 도시인들이 잊고 사는 자연입니다.
산행인구 1천5백만의 시대에 한 발 더 나간 사람들은 오지캠핑을 통해 때뭇지 않은 자연을 숨쉽니다. 북적대는 산이 싫다는 것입니다.
장세만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기자>
일반 등산객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경기도 가평의 한 산골지역.
일행 8명이 산행을 준비합니다.
[오지 캠핑 화이팅.]
어느 산에를 가나 등산객들로 붐비는 요즘, 산 속 호젓함을 즐기기 위해 인적 없는 오지를 찾아 나선 사람들입니다.
산행을 시작한 지 1시간 반, 오늘 하룻밤을 묵을 야영지를 마침내 찾았습니다.
잣나무 숲속입니다.
과거 화전민들이 살던 집터입니다.
짐을 푼 뒤 먼저 잠자리부터 만듭니다.
일반용 텐트보다 훨씬 작은 이 텐트는 무게가 1.3 Kg 밖에 안 나가는 1인용입니다.
침낭과 깔판만으로 잠을 자는 이른바 비박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겨울 추위도 이길만큼 침낭의 성능이 좋아진데다 숲속에서 별을 보고 자는 원초적 체험의 묘미를 느낄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일수 : 사실 도심지에서 조명 때문에 별들이 잘 안 보이는데 여기같은 경우에는 바로 눈앞에 있거든요. 기분은 정말 뭐라고 말을 못하죠.]
어둠이 빨리 찾아오는 계곡.
각자 싸온 음식으로 식사를 마치면 하나둘 랜턴 불빛 아래 모여듭니다.
차 한 잔 속에 얘기꽃을 피웁니다.
[안기용 : 영하 20도 되는 데서 자고 일어나잖아요. 그러면 지리산 종주한 것 같아요. 마음이 뿌듯해요. 내가 여기서 잤구나.]
[저는 (20대 때) 지리산 갔다가 텐트 버리고 온 적이 있어요. 아주 무거워서.]
[김경진 : 그런 기억이 있기 때문에 다시 산에 가고….]
음악소리에 밤은 깊어가고 제각기 잠자리를 찾아 들어갑니다.
[임승권 : (안락한 침대가 그립지 않으세요?) 전혀 그립지 않습니다. 물소리나 새소리 들으면서 잔다는 게 잠들때도 좋지만 아침에 일어났을 때 기분이 좀 굉장히 맑아지는 느낌, 그런 느낌이 많이 듭니다.]
다음날 새벽, 수목들이 내뿜는 싱그러운 향을 맡으며 잠에서 깨어납니다.
[좋죠. 공기도 깨끗하고 코끝이 쨍하잖아요. 이런 공기 마시면 정신이 번쩍 들어요.]
숲 속 가득한 솔잎 향을 느껴보는 아침 산책길.
하산에 앞서 마지막으로 나무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조숙희 : 가야죠. 다음에 또 와서 안아주고요. 다른 분 누가 와서 안아줄 때까지 (나무는) 기다릴 거예요.]
이들은 오지캠핑이란 이름의 인터넷 카페에서 모인 사람들입니다.
40대가 주류인 이 모임은 지난 3월 처음 생긴 뒤 회원수가 4천명에 이릅니다.
도시생활의 안락함에서 벗어나 스스로 불편함을 찾아나선 이들의 산행은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의 역설적 심리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북적이는 산이 싫다…오지 숲 속에서의 하룻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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