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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세 조기 취학'에 찬반 의견 분분

"저출산문제 해법상 필요" vs "유아발달단계 무시한 발상"

미래기획위원회가 25일 저출산 대책으로 제시한 '취학연령 1년 단축' 방안에 대해 학계, 학부모들의 찬반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찬성 측에서는 취학 연령 단축이 저출산 등에 대한 적절한 해법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반대 측에서는 "취학 시기를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 주제로 열린 '제1차 저출산 대응 전략회의'에서 주제발표를 한 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국가경쟁력, 교육경쟁력을 높이려면 취학 연령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만 6세가 취학연령이라고 하지만 학기 시작이 3월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만 6.2∼7.2세에 입학하고 있어 다른 국가보다 취학 시기가 늦다"며 "4년의 대학생활과 군복무 등을 감안하면 사회진출 시점은 20대 후반까지로 늦어진다"고 설명했다.

또 "유아시절 사교육비 격차로 벌어진 학생 간 격차는 초등학교, 중학교로 가면서 굳어지는 현상까지 벌어진다. 영유아 교육을 사교육에 맡기는 현상을 (취학연령 단축 등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백 교수는 요즘 학생들이 영양과 발육상태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져 성장단계와 맞아떨어진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반면, 상당수 교육학자는 취학연령을 앞당기겠다는 게 "아이들의 성장발달 상황을 무시한 경제적 관점에 의한 것이다"라며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화여대 박은혜 유아교육과 교수는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만 5세 취학 제도를 가진 영국에서조차 조기입학에 대한 비판이 이는 상황이다. 발달상황뿐 아니라 세계적인 경향에 비춰봐도 맞지 않는 발상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아이들을 먼저 학교에 보내면 예산이 절감되고 저출산 문제도 해결된다고 하는데 만 5세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면 보육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느냐"며 "이미 3년 전 논의가 불거져 학부모, 전문가의 반대로 폐지된 안을 또다시 들고나온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중앙대 이원영 유아교육학과 명예교수도 "유아들에게는 놀이나 경험 중심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취학연령을 앞당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학부모 의견도 엇갈렸다.

찬성하는 쪽은 유치원비 부담이 줄 것을 기대했고, 반대하는 이들은 조기취학으로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것을 우려하면서 사교육비 경감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반응이었다.

5살과 2살배기 딸을 둘 둔 주부 김모(33) 씨는 "요새는 유치원비도 만만치 않아 가계 부담이 크다. 1년 일찍 학교에 가면 부담이 줄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6살짜리 아이를 둔 주부 송모(31) 씨도 "비싼 유치원비를 줄일 수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또 나중을 생각해도 부모가 조금이라도 젊을 때 아이가 졸업하니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9살과 7살 자녀가 있는 주부 곽모(32) 씨는 "1년을 앞당겨 학교에 보내도 사교육비는 들어갈 만큼 다 들어가 부담이 크게 줄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빨리 보내는 것보다 제 나이에 맞게 지금처럼 보내는 게 맞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4살짜리 딸을 둔 주부 박모(35) 씨도 "만 6세에 일률적으로 학교에 보내는 건 일부 아이들한테 좀 빠른 것 같다. 또 학교 일찍 가면 유치원비만 안 들 뿐이지 학원비는 똑같이 든다. 교육비 부담 감소 효과는 별로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학부모단체 사이에서도 "양육비 부담 감소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찬성의견과 "초등학교는 4교시만 되면 끝나기 때문에 맞벌이 부부에게 더욱 부담이 된다"는 반대의견이 엇갈렸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유아교육대표자연대 등 교원단체와 유아교육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교육문제를 경제적 논리로 재단한 것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거나 "신중해야 할 사안"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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