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마약조직 수렁에 빠지는 멕시코 여성들

멕시코 북서부의 시날로아 주(州)는 멕시코에서 가장 오래된 마약생산지이자 최대 마약조직인 시날로아 카르텔의 본거지로 유명하다.

시날로아의 주도 쿨리아칸 교도소에서 복역하는 베로니카 바스케스(32)는 마약밀수 일을 하는 남편을 여전히 저주하고 있다. 바스케스는 "남편의 죗값을 대신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5년 전 군인들이 집에 들이닥친 날 남편은 없었다. 남편이 침실에 숨겨놓은 코카인을 미처 치우지 못한 바스케스는 체포돼 지금껏 교도소 생활을 하고 있지만, 남편은 여전히 붙잡히지 않은 채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10년 형을 선고받고 쿨리아칸 교도소에 수감중인 미르나 카르타제나(31)는 남을 원망하지 않고 자신을 탓할 뿐이다. 그녀는 빠르고 쉽게 돈을 벌려고 `마약운반책'으로 나섰다.

카르타제나는 1천달러를 벌기 위해 여행용가방에 코카인 약 7파운드(3.17㎏)를 넣어 쿨리아칸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주와 접한 국경도시 멕시칼리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10일 마약폭력이 갈수록 멕시코 사회에 깊숙이 침투해 여성들이 마약 밀매와 연루되는 일이 나날이 늘고 있다면서 1면과 18면을 할애해 실태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멕시코 여성들이 마약조직의 조직원이나 중개상 등으로 충원되면서 그만큼 투옥되거나 살해되는 여성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쿨리아칸 교도소 수감자의 약 4분 1이 여성이고, 그들의 죄목도 예전과 크게 달라졌다. 10년 전만 해도 여성 수감자들은 주로 절도나 치정살인 같은 죄목이었으나 지금은 마약과 관련된 범죄에 연루된 사람이 대부분이다.

마약조직은 여성들이 마약 밀매 통로에 있는 군 검문소들을 좀 더 쉽게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운반책으로 주로 고용하고 있다. 또 멕시코 자체가 마약소비국이 되면서 여성 마약중독자들도 늘고 있다.

특히 2차 대전 이래 최악인 멕시코의 경제위기는 여성들을 더욱 마약의 수렁으로 밀어 넣고 있다.

시날로아 주 교정담당 관리인 페드로 카르데나스는 경제적으로 절망한 여성들이 마약을 거래하고 밀수하는 일이 매춘보다는 좀 더 `고상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LAT는 전통적으로 여성이 가족을 지탱하는 역할을 해온 멕시코 사회에서 이러한 세태가 궁극적으로 가족공동체 구조의 안정을 해치는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