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해당 동영상부터 보시죠.
지난해 4월 옌볜TV에서 제작한 관광홍보 동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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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영상을 보고 일단 든 고민은 '문화 다양성 측면에서 인정해줘야 하나 아니면 우리 문화 침탈로 봐야 하나?' 하는 거였습니다.
사람들마다 반응은 가지각색이었죠.
대부분은 '완전 우리나라를 갖다 베껴놨다' '한국의 좋은 것은 다 가져다 중국 조선족 문화라고 해놨다. 도둑질이다'라고 격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았고요.
하지만 중국 쪽 사업하는 한 분들은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관광홍보 동영상 만들었는데 중국 쪽에서 시비걸 수 있나'라며 다양한 문화가 교류되는 시대에 그냥 관광 홍보로 이해해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도 했습니다.
제 결론은 동영상 자체만으로는 순수 관광홍보용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정치사회적 상황을 함께 봤을 때 문화 침탈의 맥락에서 보도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2005년 강릉 단오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 이후 중국은 '단오제의 원류가 중국인데 어찌된 일이냐. 정체성, 자존심, 관광객까지 빼앗겼다'며 강력히 항의한 뒤 대반전에 나섭니다.
국무원은 2006년 5월부터 조선족 등 54개 소수민족의 전통문화를 대거 '중국 문화재'로 지정하기 시작합니다. 조선족, 몽골족처럼 문화의 원류가 살아있는 국가가 엄존하는데도 가리지 않고 중국 문화재로 등록하기 시작한 겁니다.
이 가운데 조선족의 경우 ▲농악무(상모무.걸립무) ▲널뛰기.그네타기▲ 장구춤 ▲ 학춤 ▲ 퉁소음악 ▲ 삼노인(일종의 만담) ▲전통혼례▲회갑잔치 ▲민족악기 제작기예 ▲전통복식 등이 포함됐고요,
부채춤, 북춤, 소고춤, 전통혼례 등 다수의 조선족 전통문화도 옌볜 자치주 차원에서 문화유산으로 등록해놓고 관리중이죠.
관리만 잘 하겠다는 게 아닙니다.
그 다음 수순으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신청해 최근 조선족 농악을 중국 문화로 인정받기에 이릅니다.
우리나라 문화재청도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최근 우리 농악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신청해 놓은 상태고요, 결론은 내년에 납니다.
이런 정치적 사회적 맥락에서 동영상을 보면 등장하는 한민족 문화 대부분이 '중국정부 지정 문화재'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한복, 씨름, 김치 등이야 세계 어디 있는 한민족이나 향유하고 있는 것이니 인정해야 하는 것이지만요.
민속학 관련 전문가인 고려대 국어교육과 전경욱 교수님의 해석에 따르면, 퉁소는 조선족이 남북한보다 더 발전시켜 전승해왔다고 볼 수 있으나, 부채춤, 소고춤, 장구춤, 가야금 등은 북한에서 발전시킨 공연예술 형태이고, 봉산탈춤, 차전놀이, 북춤 등은 남한에서 발전시킨 공연예술을 그대로 배워간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것들까지 '조선족 고유의 문화'로 홍보하고 있는 것이지요.
조선족 입장에선 '문화를 배워서 잘 전승시키고 있으면 또 나름의 조선족 문화 아니냐'고 항변할 수 있고, 문화 다양성 측면에서 인정해줄 수도 있겠지만, 중국 정부 차원의 문화 동북공정과 결부돼 있다면 이를 좌시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돈 많은 나라보다는 문화가 꽃피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는 김구 선생의 말이 생각나네요.
문화 주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 없이 문화가 꽃필 수 있을지요….
이 동영상을 문제삼을 수밖에 없는 이유
'아리랑, 태권도가 중국 문화?'…취재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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