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 전인 1951년 4월 독일,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등 6개국이 파리조약을 맺고 유럽석탄철강공동체(ESCE)를 창설한 이래 유럽연합(EU)은 '조약'을 통해 덩치를 키워 왔다.
지난 2004년 5월 옛 공산권 10개 국가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빅 뱅' 역시 2000년 12월 합의된 니스조약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사건이다.
이처럼 EU의 체제를 바꾸는 데는 이를 뒷받침할 조약이 필요한 구조 속에서 '빅 뱅'은 새로운 상황에 맞는 새로운 조약의 필요성을 낳았고 이에 따라 2004년 6월 정상회의에서 헌법조약이 합의된다.
그러나 니스조약을 대체하고 정치적 통합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던 헌법조약이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비준동의를 받지 못하면서 폐기되자 2007년 6월 정상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주도로 개혁조약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같은 해 12월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27개 회원국 정상들에 의해 서명된 개혁조약은 서명 체결이 이름을 따는 관행에 따라 `리스본조약'으로 명명됐다.
리스본조약은 프랑스, 네덜란드 등 일부 회원국이 거부 반응을 보였던 국기, 국가 등 초국가적 상징 용어들을 삭제했을 뿐 헌법조약이 추구했던 혁신적인 내용을 대부분 그대로 반영해 '미니 헌법'으로 불리기도 한다.
EU의 정치적 통합과 의사결정 구조의 효율성 제고에 초점이 맞춰진 리스본조약이 가져올 대표적인 변화상은 'EU 대통령'으로 불리는, 2년 6개월 임기의 이사회 상임의장과 기존 외교정책 고위대표직과 대외관계 담당 집행위원직 업무를 통합한 외교ㆍ안보정책 고위대표 신설이다.
최고위직 두 자리의 신설은 EU의 대표성과 대외 영향력을 높이고 의사결정 구조를 효율화하려는 조치다. 각료 이사회 결정방식이 종전보다 간소화하는 점도 의사결정 구조 효율화 차원의 일환이다.
또 리스본조약이 발효되면 유럽의회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도 주목할 사항이다.
입법 과정에서 유럽의회에 이사회와 동등한 통제 권한을 부여하는 '공동결정' 절차 적용 분야가 확대되고 통상정책 이슈를 포함하는 국제적 협정을 체결할 때는 유럽의회의 동의가 필요해진다.
리스본조약은 이밖에 사상 최초로 자발적인 탈퇴 조항을 담고 있어 공동체에서 탈퇴하고자 하는 회원국은 정상회의에 탈퇴 의사를 통고하고 유럽의회의 동의를 얻은 탈퇴협정에 이사회가 서명함으로써 '결별'할 수 있도록 했다.
(브뤼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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