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기 전 몰락의 길을 걸은 대한제국(조선) 황실 후손들은 추석을 어떻게 보낼까.
2일 국내 최대 황실 단체인 전주이씨 대동종약원에 따르면 과거 황실은 추석 때 궁에서 조상에게 차와 음식을 바치는 다례를 열고, 황족끼리 인사를 나눴다.
궁궐이 사실상 없어진 지금 이런 행사는 더는 열리지 않는다.
대신 후손들이 각자 고종·순종 황제가 묻힌 경기도 남양주시의 홍릉과 유릉을 찾아 차례를 지낸다.
종약원의 한 관계자는 "가까운 가족끼리 홍릉과 유릉, 인근의 영원(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의 무덤), 의친왕(영친왕의 배다른 형제) 묘 등에 인사를 드린다"며 "일반 사가의 성묘와 다를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유력 황족 단체인 대한제국황실도 추석 다음날 후손 10여명이 홍릉 등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명절은 황실의 분열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종약원과 대한제국황실이 수년 전에 생긴 앙금을 해결하지 못해 아직 별도로 황제릉을 찾기 때문이다.
종약원이 2005년 영친왕 가계의 양자로 입적한 이원 씨를 황실 후계자로 내세우고, 제국황실이 약 1년 뒤 의친왕의 둘째딸인 이해원 옹주를 여황으로 추대해 '적통' 다툼이 불거졌다.
두 단체는 고종과 순종의 기신제(고인이 죽은 날 치르는 제사)도 따로 지낸다.
익명을 요구한 한 황실 후손은 "황족들이 하나 된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아쉽다. 화합의 방안을 찾아 황실 명예 재건의 원동력으로 삼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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