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만년필 제조업체 몽블랑이 인도 내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 이 나라의 금욕주의적 독립운동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를 기념하는 고가 만년필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 전했다.
한정판으로 출시된 이 만년필의 가격은 무려 2만3천 달러(한화 2천700만원). 국경일인 간디 탄생일에 앞서 이번 주 공개된 이 펜은 간디의 이미지가 새겨진 18캐럿 짜리 순금 펜촉을 지니고 있으며 클립에는 오렌지빛 석류석 장식이 달려 있다.
몽블랑의 인도 유통업체인 엔트랙 사의 도쉬 회장은 이 펜이 시대를 초월한 간디의 비폭력 철학과 생명체 존중 철학을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평등주의와 검소한 생활을 장려하기 위해 간디가 설립한 '사바르마티 아슈람'(수행자 공동체)의 책임자 아미트 모디 씨는 이 만년필이 간디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제품이라며 당황스러워했다.
그는 "간디가 이것을 봤다면 던져버렸을 것"이라며 "왜 이런 것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도 업체들은 신성에 가까운 간디의 위상을 감안해 그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을 꺼려왔다. 해외에서도 그의 얼굴이 상업적으로 사용된 일은 드문데, 이같은 사라가 발생할 경우 논쟁이 일곤 했다.
하지만 몽블랑으로부터 어린이 노동자 보호시설 설립 자금으로 14만6천 달러를 받은 간디의 증손자 투샤르 간디는 이 펜에 찬사를 보냈다.
그는 "그들이 기념하려는 인물과 제품에 모순점이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몽블랑 같은 회사에서 값싼 제품을 기대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FT에 말했다.
올해 해외에서 실시된 간디 유품 경매를 앞장서서 반대했던 그는 몽블랑이 독립운동 지도자에게 고급 만년필을 헌정하는 용기를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브랜드 컨설팅업체 카운슬리지의 수헬 세드 씨는 간디의 이미지 사용이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몽블랑은 엘리트를 위한 고급품이고 간디는 반엘리트주의의 표상"이라는 점에서 논리에 맞지 않는 마케팅이라고 지적하면서 "신뢰와 존중과 명예의 상징에 어설프게 접근했다가 격렬한 반발에 부딪힐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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