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사가 협박당했다?

20년 검사의 군색한 변명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되었다 기소되어 결국 집행유예형을 선고 받은 현직 검사가 있습니다.

박연차 전 회장으로부터 사건과 관련해 5천 달러씩 2번, 모두 1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기소되었던 김종로 부산고검 검사인데요. 혐의 내용과 선고 결과는 이미 언론을 통해서 알려졌지만 오늘은 재판 과정에서 쟁점이 되었던 내용을 좀 자세히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법원은 김종로 검사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억2천 4백5십5만 원을 선고했는데요. 김종로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알선수재>였습니다. 알선수재란 직무와 관련한 일을 잘 처리해 주도록 알선해 주고 그 대가로 금품을 받는 경우를 말하지요.

박연차 씨는 검찰에서 검사인 김종로 씨에게 2가지 사건과 관련해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습니다.

검찰조서에 임의성이 없다니? (이게 무슨 소리람?)

재판의 쟁점은 크게 세 가지 였습니다. 무죄를 주장한 김종로 씨가 주장한 쟁점이 세 가지란 이야기죠.

1) 피고인 신문조서에 임의성이 없다.

2) 박연차 돈을 받은 적 없다.

3) 알선 대가도 아니었다.

두 번째 세 번째 이유는 뭐 대충 이해가 되시겠지만, <조서에 임의성이 없다>는 게 무슨 말인지 금방 와닿지가 않았습니다.

당췌.. 무슨 말인지 감이 오시나요?

법학을 전공하신 분이 아니라면, <임의성>이란 단어 자체가 생경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저도 신문방송학이 전공인지라..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판사분을 찾아가 뜻을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참 친절하게 의미를 설명해 주시더군요. 답변을 한 번 옮겨 보겠습니다.

    



(그러니까 경찰조서의 경우에는 <임의성> <진정성립> <내용부인> 세 가지를 검찰조서의 경우는 <임의성>과 <진정성립> 두 가지를 체크해 봐야 한다는 말입니다.)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

김종로 검사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소환돼 조사를 받으면서 박연차 전 회장에게서 돈을 받아서 어디어디에 사용했다고 (후배들 유학갈 때 쓰라고 주는 등) 돈 받은 사실을 시인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법정에 와서 검사들의 압박에 못이겨 시인을 했다며 번복했죠. 그리고는 위에서 설명드린 <임의성>이 없는 조서이므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을 했습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의 판결 요지를 옮겨 보겠습니다.

    


20년 가까이 검사생활을 한 현직 검사에게 후배 검사가 조사를 한 뒤 조서를 썼는데, 강요나 협박 때문에 억지로 진술했다는 뜻과 다름없는 <임의성 없다>는 주장을 펼치는 게 그래도 자신이 몸 담았던 검찰 조직을 위하는 일은 아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째 좀 군색하다는 생각까지 들어 씁쓸하더군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편집자주] '겸손과 존중'이 취재의 좌우명이라는 김요한 기자는 2006년 SBS 보도국에 입사해 사회2부 법조팀에서 활약 중입니다. 섬세하고 끈질긴 취재력과 함께 수준급 실력의 '드럼' 연주까지 보도국의 팔방미인으로 꼽힙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