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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임진강 수해방지 제도화 왜 못했나?

북, 아쉬울 것 없고 군사지역노출 꺼려, '나무 1억 그루 달라' 요구도

북한의 황강댐 방류가 빌미가 돼 무고한 인명 6명이 희생된 가운데 남북이 임진강 수해방지와 관련, 왜 여태 방류 사전 통보와 같은 초보적 조치조차 제도화하지 못했는지 궁금증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가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문제에 접근했는지 자문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의 비협조를 결정적 원인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임진강 수해방지를 위해 정부가 대북 협의를 시도한 역사는 국민에게 널리 알려진 때를 출발점으로 잡아도 약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8월 정부는 정원식 당시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대북서한으로 임진강 수계의 남북 공동 수해방지사업 추진을 위한 당국간 실무접촉을 북측에 제의했다.

정부는 임진강의 총길이 254.6㎞ 중 92㎞만이 남측에 위치해 있어 상류인 북측지역에 대한 수방대책 없이는 하류지역인 경기도 파주, 문산, 동두천 등의 침수는 불가피하다는 인식 아래 북과 대화를 시도했던 것이다.

강우 및 수위 자료 등의 교환에서부터 시작, 수계 현장답사, 공동수자원 조사를 거쳐 임진강의 치수(治水) 및 이수(利水)를 논의.추진하는 단계로 나아가길 정부는 원했다.

이 때문에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협력사업 1호'가 임진강 수해방지를 위한 공동협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국내에서 제기됐다. 같은 해 9월 제2차 남북장관급회담 합의문에 '남과 북은 조속한 시일내에 임진강 수해방지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문구가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2002년 2월부터 시작된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협의회 회의 등에서 남북은 구체적 논의를 해보려 했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일정한 합의는 이뤄졌다. 2003년 5월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 제5차 회의에서 수해방지를 위한 임진강 유역 공동조사와 홍수예보시설 설치 추진에 합의했고 이듬해 4월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협의회 제3차 회의에서 단독조사(남북이 각자 자기측 지역에서 조사)와 자료제공 등에 남북이 합의했던 것.

이런 합의에 따라 정부는 2004년 5월 북에 현장조사용 기자재 33개 품목을 전달하고 북한도 2005년 11월 단독조사 결과를 우리 측에 전달하는 등 약간의 진전 기미도 있었지만 거기까지였다.

남북 공동조사가 끝내 이뤄지지 못한 가운데 양측은 공동 치수는커녕 방류시 사전 통보를 한다는 합의조차 제도화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처럼 임진강 수해방지의 제도화에 실패한 배경에는 우선 강의 '하류'를 점한 탓에 '무단방류'의 피해자는 되지만 가해자는 될 수 없는 우리의 지리적 환경이 자리잡고 있다고 정부 안팎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수해방지에 관한 한 '하류'에 위치한 남한이 아쉬운 소리를 할 수밖에 없고, 반면 북한은 아쉬울 것이 별로 없었기에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을 해나가기가 어려웠다는 얘기다.

또 다른 배경은 '전방'인 임진강 유역에 군부대와 관련 시설이 밀집해 있는 탓에 군사 정보가 남측에 노출될 수 있음을 의식한 북한이 남북한 공동조사 등에 지극히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점을 당국자들은 거론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정부 시절 정부가 북측에 남측과 동일한 수준의 수위경보 시스템을 갖추도록 해주겠다고 했음에도 북한은 군사시설 노출에 대한 경계심 때문에 거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북은 2003년께 임진강 수해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나무 1억 그루를 달라는 과도한 요구를 한 적도 있었다. "1억 그루 정도는 줘야 임진강이 범람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편 것이다.

정부도 식수(植樹)가 문제 해결의 한 방법임을 알았지만 '대북 퍼주기'를 경계하는 여론 등을 감안, '1억 그루'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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