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처럼 기르던 녀석을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리라는 말인가요?"
서울 구로구에 사는 김모(35.여) 씨는 최근 수년간 애지중지 키워온 애완견이 죽자 구청의 관련 부서에 사체 처리 방식을 문의했다가 되레 역정만 내고 전화를 끊어버린 기억이 있다.
김 씨는 "사체를 잘못 처리하면 과태료를 물 수 있고, 동물이지만 그동안 정이 많이 들어 합법적이면서도 최소한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처리 방식을 물었는데 난데없이 '쓰레기봉투' 얘기가 나와 당황했고 화도 났다"고 말했다.
구청의 담당 직원은 김 씨로부터 심한 소리를 들어야 했지만 그렇다고 틀린 대답을 한 것은 아니었다.
폐기물관리법상 동물 사체는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개인소유의 땅에 묻는 것은 허용되지만 아무 곳에 묻거나 버리면 '경범죄처벌법'이나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벌금 또는 구류, 징역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애완동물이 반려동물로 인식되면서 동물 장묘시설을 허용한 '동물보호법'이 지난해 2월 시행됐지만 장묘를 위해서는 100만 원 가까운 돈을 써야 하는 까닭에 서민들에게는 이마저 쉽지 않다.
김 씨와 같은 사람들이 비용을 절약하고 가족이나 마찬가지였다가 죽은 애완동물의 존엄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동물병원에 처리를 맡기는 것이지만 이는 사실상 불법이다.
동물 사체 처리 방법을 규정한 '폐기물관리법 시행 규칙'은 동물병원이나 연구기관에서 죽은 동물만 '의료폐기물'로 분류해 해당 기관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결국 현행법상으로는 쓰레기봉투에 넣어 처리하는 것이 가장 합법적이고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런 딜레마를 풀고자 구로구는 최근 애완동물의 사체도 동물병원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선해 달라고 환경부와 서울시에 건의했다고 10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애완동물을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린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용납이 안되는 측면이 있다"며 "이번 건의는 국민정서와 현실 법과의 괴리를 줄여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에 약 300만 가구가 각종 애완동물을 기르고 있고, '로드킬(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는 동물)'을 합해 서울에서 발생하는 동물 사체만 하루 100여구가 넘는다"며 "늘어나는 동물 사체의 위생적 처리를 위해서라도 현실적인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애완동물 사체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려야?
"자식같은 녀석인데"…구로구, 법 개선 건의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