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 전문 털이범이 범행 무대를 경기도에서 서울 강남으로 옮겨 한동안 '고수익'을 올렸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4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2007년 결혼식장에서 축의금이 든 봉투를 훔치다 붙잡혀 교도소에서 1년 6개월 동안 수감됐다 지난해 11월 출소한 김모(60) 씨의 절도 행각이 다시 시작된 것은 지난 2월부터다.
출소한지 석 달 만에 축의금 사냥에 나선 김 씨는 자택에서 멀지 않은 경기도 일대 결혼식장을 주로 노렸다.
하지만, 봉투당 축의금 액수가 많아야 5만 원 정도여서 노력과 비교하면 수입이 적다고 판단한 김 씨는 고급 예식장이 몰려 있는 강남에 진출했다.
고가 아파트 주민들이 주요 하객인 강남권 예식장의 축의금 액수가 경기도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
실제로 그의 예상은 적중해 범행 무대를 바꾼 이후 수입이 크게 늘었다.
지난 6월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최고급 예식장에서 300여만 원이 든 축의금 봉투 16장을 한 번에 훔치는 데 성공한 것.
봉투당 액수가 평균 20여만 원이었다는 점에서 경기도에서 범행할 때보다 수입이 최소 4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김씨는 다른 사람의 축의금을 모아 대표로 전달하러 온 하객을 범행 표적으로 삼았다.
혼주의 친척인 것처럼 행세하며 하객에게 다가가 방명록을 작성하라고 권하면서 축의금 뭉치는 자신에게 주면 된다고 속였다.
하객에게 식권을 나눠주고 혼잡한 결혼식장의 질서유지 역할까지 맡는 등 '명연기'를 펼친 김 씨는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강남 일대 고급예식장 6곳에서 750여만 원을 훔쳤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뒤늦게 축의금 봉투 몇 장이 사라진 것 같다는 고객의 항의를 접수하고 CCTV 분석에 들어간 예식장과 경찰에 의해 범행이 들통났다.
CCTV 화면에는 김 씨가 축의금 접수대 주변을 무대로 '열연'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축의금 사냥꾼의 신원을 확인한 경찰은 경기도 시흥의 한 도박장에서 김 씨를 체포했지만 훔친 축의금 750여만 원은 이미 도박자금과 생활비 등으로 사라진 뒤였다.
경찰은 4일 김 씨를 결혼식장을 돌며 축의금을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절도)로 구속했다.
(서울=연합뉴스)
예식장털이범에게도 강남은 '꿈의 무대'
축의금 액수 경기도의 4배…60대 절도범 '쇠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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