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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눈덩이…경제회복 발목잡나

경제주체들의 빚이 눈덩이처럼 쌓인 것은 경기 침체, 저금리 기조, 부동산 투자 열풍 등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빚이 쌓이면서 이자도 급증해 한 해 국내총생산의 13%를 이자를 갚는 데 써야 할 지경이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빚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결코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며 경기를 활성화해 소득원을 확대하는 동시에 부채조정의 고삐를 조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 빚 급증..정부 빚도 6년만에 3배

정부, 기업, 가계 등 `국민경제 3주체'가 이자를 물면서 갚아야 할 부채는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2천317조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치를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1천24조원과 비교하면, 한 해 생산하는 것보다 두 배 넘는 빚을 지고 있다는 뜻이 된다.

경제 주체 가운데 기업과 정부 부채가 크게 늘었다.

2003년 3월말 683조원이던 기업 부채는 2007년 3월말 857조원으로 늘었다가 지난 3월말 1천207조원에 달했다. 2003년부터 4년 동안 174조원 증가한 데 비해 최근 2년 사이에는 앞서 4년 간 증가액의 두 배인 350조원 늘어난 것이다.

정부 부채도 2003년 3월말 99조원에 머물렀지만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 3월말에는 306조원으로 늘어났다.

부채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지출을 늘려 추가경정예산 편성분까지 포함하면 부채가 366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이 크게 늘어난 반면 소득은 제자리 걸음이다. 빚을 갚는 데 써야 할 저축은 줄어들어 지난해 개인순저축률은 2002년 이후 가장 낮은 2.54%로 떨어졌다.

◇GDP 13%가 이자..경제회복 발목 잡을수도

지난 3월 말 정부, 기업, 가계의 이자부 부채에 예금은행 가중평균 대출금리를 적용해서 이자를 따져보면 134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1천23조원의 1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당장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정책금리 인상이 점쳐지고 있어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이 가계와 기업을 짓누를 수 있다.

즉, 부채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가 조금이라도 오른다면 경제주체들이 `이자 폭탄'을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부채 규모와 이에 따른 이자 부담이 늘면 각 경제주체의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워진다.

우선 정부로서는 재정 운용의 폭이 좁아진다. 돈을 꼭 써야 할 곳에 쓰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게다가 올해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재정을 집행했지만 세금 수입은 이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국채 발행을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돈을 꿔야 하지만 국채 발행이 늘어날수록 채권금리가 상승해 이자 부담이 증가하고 대외 신용이 떨어질 수 있는 게 문제다.

가계와 기업의 부채 및 이자 급증은 금융 건전성과 실물 경제에 직격탄을 날린다.

소득과 소비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채만 늘면 원리금 상환 압박에 대출 연체와 지급불능이 증가하고 신용 경색을 일으킬 수 있다. 금융권으로 부실이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전문가들 "부채증가, 그냥 두면 毒"

전문가들은 부채 증가가 경제회복에 장애가 될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부채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후식 한은 조사국 부국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올해 3.2%에서 내년에 4.7%로 1.5% 포인트 상승하면서 재정악화 속도가 G20 국가 중 가장 빠를 것"이라며 정부 부문의 부채 증가를 우려했다.

그는 "만성 적자에 빠지면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부채상환능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로 경제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며 "인구와 세수 감소, 고령화에 따른 연금과 의료보험 지출 증가 등이 겹쳐 적자폭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동철 KDI 연구1부장은 "2005년 이후 정부와 민간 부문의 부채가 모두 많이 늘었는데, 이 가운데 중소기업의 경우가 특히 심각하다"며 "중소기업의 GDP 대비 차입금 비중은 금융위기를 겪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낮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위기 극복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빚이 증가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늘어나면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며 "경기 활성화를 통해 소득원을 확대하면서 부채를 적정 수준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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