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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리족 '머리 미라' 반환 길 열릴 듯

프랑스 상원 29일 반환법안 처리..문화부도 지지<br/>통과땐 외규장각 반환협상에도 영향 줄 듯

프랑스 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뉴질랜드 마오리족 전사(戰士)의 문신을 한 머리 미라가 고향으로 돌아갈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의회는 29일 '토이 모코'로 불리는 마오리족 머리 미라를 뉴질랜드로 반환하기 위한 새로운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측은 정부 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상원에서 이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병인양요 때 약탈당한 외규장각 도서의 반환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상원에서 토론을 거쳐 표결에 부쳐지는 이 법안의 초안 서두에는 "유럽과 미국 박물관에 아직도 산재해 있는 마오리족 전사의 머리 미라는 제국주의의 최악의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고 적혀 있다.

또한 "뉴질랜드의 식민지화 기간에 유럽인들은 문신을 한 마오리족 전통의 머리 미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면서 "개인 수집가들은 야만적인 상거래를 위해 실제로 머리 미라를 찾아나서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법안은 이어 "원래 마오리족 전사의 두목들에게만 새겨졌던 머리 문신이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예의 머리에도 새겨진 뒤 목이 잘려 팔려나가는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법안을 지지하고 있는 중도파 상원의원인 카드린 모랭-드사이유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싶지는 않지만 이를 돌려주는 것은 기품있는 방식으로 매장할 수 있도록 반환해 달라고 요구하는 종족들의 신념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프랑스3 방송이 전했다.

소관 부처인 문화부는 법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의회 소식통들은 전했다. 문화부는 지난해 초 프랑스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마오리족 전사의 머리 미라를 반환하는데 반대했었다.

당시 마오리족 전사의 머리 미라를 1875년부터 소장해 왔던 루앙시와 시립 자연사박물관은 "머리 미라는 예술품이 아니라 신체의 일부"라면서 반환결정을 내렸으나 문화부와 루앙시 행정법원의 제동에 걸려 무산됐었다.

크리스틴 알바넬 전 문화부장관은 국가의 문화유산을 반환하려면 정부의 과학위원회 등의 자문을 거쳐야 한다며 행정법원에 제소했으며, 행정법원은 루앙시의 반환결정을 무효화하고 '반환불가' 판결을 내렸었다.

현재 프랑스에는 15개의 마오리족 머리 미라가 보관돼 있으며 이 가운데 8개는 파리의 케 브랑리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루앙시 시립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머리 미라는 1875년 한 수집가가 기증한 것이다.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500여개의 머리 미라 가운데 지금까지 약 300개가 뉴질랜드로 반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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