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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언론 '반기문 때리기' 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임기 절반을 채운 시점에서 일부 서구 언론에서 그의 업무능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격월간 외교 전문지인 '포린 폴리시' 온라인판은 23일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 : 반기문은 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한국인인가'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는 미국의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닉슨센터가 발행하는 잡지 '내셔널 인터레스트'의 제이콥 헤일브룬 에디터가 쓴 것으로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일본판도 같은 내용의 기사를 번역해 게재했다.

이 기사에서 헤일브룬은 반 사무총장에 대해 무능함이 두드러진다면서 그가 국제적인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반 사무총장이 지난 2년 6개월 동안 큰 실수를 저지른 것은 없다"면서도 "기후변화, 테러, 경제위기 등으로 리더십이 요구되는 때에 그가 명예학위나 받고 기억할 수도 없는 성명을 내면서 영향력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핵확산 위협이나 아프가니스탄 재건, 인권 보호 등의 문제에서 과감한 연설로 여론을 조성하려 하지 않았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밖에 몰타 방문 때 불법이민자 추방에 대해 개입하지 않겠다고 한 점을 비난하고 스리랑카 내전도 수수방관했다고 지적하면서 그가 관료적 성향이 강해 리더로는 부적합하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앞서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도 반 사무총장의 업무 수행 능력을 평가하면서 조직운영능력에 낮은 점수를 주는 등 비판적인 시각의 기사를 게재했었다.

이런 서구언론의 '반기문 때리기'는 그동안 유럽식 조직운영과 업무처리 방식에 젖어있던 사람들이 동양적인 업무처리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세계적인 주요 분쟁 등이 발생했을 때 전면에 나서서 강력한 목소리로 비난하며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조용한 방식으로 양자 간 막후 조율을 통해 당사자들을 모두 아우르며 해결방안을 도출해내는 스타일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나온 지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반 사무총장을 비난하는 기사에서도 그가 정책적인 실패를 한 것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으며, 기사의 논조는 대개 업무 스타일을 지적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이런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엔 외교가의 한 고위 소식통은 "조급하게 성과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반 사무총장의 업무 스타일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특히 이런 기사는 반 사무총장을 비난하려는 의도를 갖고 쓴 것들"이라고 일축했다.

또 다른 외교관은 반 총장의 임기가 아직 절반이 남아 업무 능력과 실적에 대한 평가는 아직 이른 상황인데도 의도적으로 성과가 없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시각이 있다면서 아시아 국가의 일부 외교관들은 오히려 반 사무총장에 대한 이런 비난에 분노하고 있다고 외교가의 분위기를 전했다.

유엔 사무국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는 정책 실패가 아니라 성과가 빨리 나오지 않는다는 식의 비판이어서 우려할 만한 것은 아니며, 반 사무총장이 앞으로도 의연하게 기후변화 문제 등 본인의 의제를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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