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아무런 연락을 받은 것이 없어 할말이 없네요.."
지난 12일 예멘에서 피랍됐다 15일 오후 피살된 것으로 전해진 국제의료봉사단체 '월드와이드 서비스' 소속 엄 모(34.여) 씨의 가족은 피살보도를 접하고 믿기지 않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엄 씨의 아버지(63)는 이날 오후 10시40분께 외교통상부에서 '피살자 가운데 옷과 체격을 통해서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입장이 나온 직후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떨리고 지친 목소리로 "(살아 있다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외신보도에서 엄 씨 피살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후 경기도 수원시 세류동 엄 씨의 집에는 엄 씨의 아버지와 여동생(31)이 아파트 불을 모두 꺼놓고 방송을 통해 전해지는 엄 씨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집에 있던 이들은 초인종을 눌러도 답이 없었고 집 안 불을 모두 꺼놓은 채 인기척도 내지 않았다.
엄 씨의 아버지는 서울 공사현장에서 일하다 이날 오후 9시께 집으로 퇴근한 직후 "아직 외신보도만 있었다"며 딸이 살아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접지 않았다.
그는 "(딸이) 며칠 전 전화해서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하며 안부를 물었었다"며 "(살아있다고) 믿고 싶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엄 씨의 여동생은 피랍 소식이 전해진 14일 전화통화에서 "얼마 전에 언니가 편지를 보내 '남자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8월 초에 귀국한다'고 했다"며 애를 태웠다.
엄 씨를 비롯한 국제의료봉사단체 '월드와이드 서비스' 단원 9명은 지난 12일 오후 4시께 예멘 수도 사나에서 북쪽으로 200㎞ 떨어진 사다에서 실종됐으며, 15일 오후 7시30분께부터 피랍자들이 피살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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