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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했는데"…'초등생 공기총 살해' 안타까움

음주운전자에게 교통사고를 당한 뒤 공기총으로 살해돼 유기된 초등학생이 사고 당시 멀쩡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살인범의 잔혹함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13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등 혐의로 구속된 이모(48)씨는 4일 오후 8시30분께 광주 북구 일곡동 모 아파트 단지 내 도로에서 술에 취해 자신의 승합차를 몰다가 태권도 도장을 마치고 귀가하는 A(11)군을 차로 치었다.

경찰은 이씨의 진술을 근거로 A군은 당시 병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심한 부상을 입었고 무면허 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전력이 있는 이씨가 이를 은폐하기 위해 A군을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고 담양의 한적한 곳으로 데려가 공기총으로 살해하고 유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현장이 아파트 단지 내 4차선 도로인데다 상점 등이 밀집된 번화가였던 점으로 미뤄 '왜 목격자의 신고가 없었을까'라는 의문이 남는다.

인근 상점 주민들은 "사고 당시 아이가 머리에 피를 조금 흘렸지만 멀쩡하게 일어서서 걸어 다녔다. (이씨가) 부축해서 데려가기에 병원으로 데려가는 줄 알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크게 다치지도 않았는데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아이를 병원에 데려다 주겠다고 속이고 차에 태운 것 같다"며 "결국 아이를 살해하기 위해 데려간 것이라면 당시 신고를 해야 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같은 주민들의 진술로 미뤄 A군이 이씨의 주장과는 달리 병원 치료조차 필요 없고 멀쩡한 상태였던 A군을 데려가 살해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은 "아이가 병원에 가자는 이씨의 말에 속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무참히 살해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분노했다.

피의자 이씨는 이날 오전 사고 현장과 살해 현장인 담양의 저수지, 계곡 등에서 이뤄진 현장검증에서도 "A군이 심하게 다쳐 죽은 상태나 다름없었다. 그 상태로 계속 신음하기에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주민들을 상대로 조사하지 못했다. 이씨가 여전히 아이가 사고 당시 죽은 상태나 다름없었다는 진술을 반복하고 있다"며 "A군이 전혀 다치지 않았는데도 이씨가 살해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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