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불과 4개월 전인 2월 초만 하더라도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 같던 국제유가는 슬금슬금 오르더니 어느새 배 수준인 배럴당 70달러에 육박했다. 원유뿐 아니라 금융위기 이후 폭락했던 구리 등 금속과 농산물 가격도 최근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원유와 금속, 농산물 등 상품(commodity) 가격의 상승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들 상품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투자금이 몰리는 데 따른 것이다.
그럼 올해 들어 국제상품시장에서 가장 많이 오른 상품은 무엇일까.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4일 원유 등 19개 상품으로 구성된 로이터/제프리스 CRB 지수의 상품 중 올해 가장 많이 오른 10대 상품을 소개했다.
지난 3일 종가를 기준으로 가장 많이 오른 것은 무연휘발유.
무연휘발유 선물가격은 갤런당 1.9016달러로 올해 들어 79.1%나 올랐다. 지난 52주간 최저치인 0.785달러에 비하면 배 이상으로 오른 셈이다. 휘발유 7월물 가격은 4일에도 3% 올라 갤런당 1.9569달러를 기록했다.
두 번째로 많이 오른 것은 산업 전반에 쓰이는 원자재인 구리. 구리 가격은 파운드당 2.212달러로 올해 들어 56.9%나 올랐다. 최근 1년간 최저치인 1.255달러와 비교하면 배 가까운 수준이다.
원유는 3번째로 많이 올랐다.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3일 종가는 배럴당 66.12달러로 올해 48.3% 올랐고 4일에도 4.1% 올라 68.81달러를 기록했다. 2월에 최저치였던 배럴당 34달러에서 4개월 만에 배로 올라다.
이어 오렌지주스가 36.6%, 은이 35.6%씩 올라 4, 5위를 차지했고 원당(26.1%), 커피(23.5%), 콩(20.6%), 난방유(20.5%), 니켈(19.2%)이 뒤를 이었다.
반면 금은 가격 상승 10위권에 들지 못해 은과 대조를 이뤘다. 은 가격은 5월에만 27% 올라 22년만에 최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은이 인기를 끄는 것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데다 전자제품에서 의료기기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원자재이기도 한 탓이다. 지난해 생산된 은의 60% 이상이 산업용으로 쓰인 반면 금의 산업용 사용은 10% 정도에 그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유가가 너무 많이 오를 경우 경기침체로 주머니 사정이 얇아진 소비자들의 다른 지출을 줄이게 하여 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주는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아직 취약한 세계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구리나 은 등 금속 가격의 급등은 이를 재료로 만들어지는 관련 제품의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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