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열풍이 식품에서부터 유아용 위생용품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국내에는 별다른 표시기준이 없어서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석면 탈크 파우더 파동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유아용 로션이나 샴푸 등에서도 유기농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는 유아용 위생용품은 물론 화장품에 대한 유기농 인증이나 기준이 없어서 소비자들은 제대로 따져서 구매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당장은 제품명에 그린, 천연 등의 표현을 써서 소비자들이 유기농 제품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그린이나 천연이라고 표시할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너도나도 앞 다퉈 내세우고 있다.
특정 원료에 대해서만 유기농 인증을 받은 것을 용기나 포장에 크게 표시해서 마치 제품 자체가 인증을 받은 것으로 오인하게 한 경우도 있다..
게다가 유기농 인증 표시는 있지만 유기농 원료 함량을 표시하지 않아서 유기농 물질 비중이 1%인지 100%인지 알 수 없게 한 사례도 있다.
또, 유기농 인증이 있는 제품 중에서는 부패 방지 등을 위해 약간의 화학물질이 들어간 경우도 있어 소비자들을 고민하게 한다.
아벤트코리아의 스킨베리 나뛰르 베이비 샴푸&바스와 베이비크림이나 보령메디앙스의 누크 클래식 페이스 크림, 록시땅코리아의 맘앤베이비크림은 유기농 인증을 받은 제품이지만 벤질알코올이 들어 있다.
스킨베리 나뛰르 제품은 유기농 물질 함량이 10%가 넘고 유기농 물질을 포함한 천연 물질 비중이 99%에 육박해 프랑스 유기농 인증기관인 에코써트(ECOCERT)와 코스메바이오(COSMEBIO)에서 동시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에코써트 기준에 따르면 완제품 원료 중에 천연성분이 95% 이상이어야 하고, 유기농 성분이 10% 이상 들어 있어야 하지만 나머지 5% 내에서 벤조산(Benzoic acid), 살리실산(Salicylic acid) 등의 보존제 사용이 가능하다. 다만, 파라벤이나 폴리에틸렌 글리콜(PEG) 등은 허용되지 않는다.
벤질알코올은 화장품에 방부제로 널리 사용되는 물질로 국내 식약청이나 EU(유럽연합)에서 배합한도 1% 미만에서는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허용하고 있다.
이화여대 신윤용 교수는 "벤질알코올은 방부제로서 허용된 물질이며 유기농 제품에도 부패를 막기 위해 일정 범위 내에서 화학 방부제가 들어갈 수 있다"면서 "다만, 화학물질에 대해 과민한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이런 점을 인지하고 과민 정도에 따라 사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소비자는 화학 방부제를 쓰지 않아서 제품이 부패해 생기는 독성과 방부제의 리스크 사이에서 잘 판단해야 하며 정부도 이런 점을 고려해 어린이용품에 대한 기준치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기농 제품에 향료가 들어가는 경우 합성 향료인지, 천연 향료인지 구분을 명확히 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유기농 인증을 받은 로고나코리아의 베이비플레게바트링 엘블루메 등은 천연 향료를 사용하고 있는데 국문으로는 '향료'라고만 단순하게 표시해둬서 소비자들로서는 천연인지 합성인지 알 수가 없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인정해준 유기농 마크와 유기농 성분 함량 표시를 고려하고 들어 있는 원료를 꼼꼼히 확인해 제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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