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코스닥 상장기업들의 횡령 및 배임 사건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이는 코스닥시장이 정화된 결과라기보다 작년보다 한층 강화된 상장폐지 제도의 도입에 따른 현상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횡령이나 배임 사건이 발생했다고 공시한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10개로 집계됐다.
발생 건수는 1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건보다 14건 감소했고, 횡령 및 배임 규모도 1천851억원으로 작년 동기 3천770억원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평균 횡령금액도 115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126억원보다 8.73% 감소했다.
코스닥시장의 횡령 및 배임 사건은 2005년 17건(1천24억원), 2006년 21건(1천395억원), 2007년 48건(4천667억원) 등으로 최근 수년 동안 증가 추세를 보여 왔다.
이들 사건 대부분은 전·현직 대표이사나 주요 경영진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내부 통제 시스템이 취약하고 경영권 변동이 잦은 소규모 코스닥 상장사들에서 주로 발생했다.
하지만 코스닥 상장사들의 횡령 및 배임 사건이 올해 이처럼 줄어든 것이 코스닥시장의 자체 정화작용 때문으로 보는 시각은 그리 많지 않다.
외관상 질적 개선이 이뤄진 것 같지만, 실제는 코스닥 상장사들이 퇴출을 피하고자 횡령 및 배임이 발생해도 제대로 공시하거나 알리지 않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작년 말 도입한 상장폐지 실질심사 제도는 상장사들의 횡령 및 배임 금액이 재무상태에 큰 영향을 주는 경우에는 상장폐지를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폐지 실질심사 제도가 도입된 이후 상장사들이 퇴출당할까 봐 횡령·배임 사건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 같다"며 "전 경영진에 의한 횡령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다 해도 주주들의 입장을 고려해 신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를 방지하고 건전성과 신뢰도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으로 도입된 것이 상장폐지 실질심사 제도"라며 "제도 도입 초기라서 일부 부작용이 발생할 수는 있겠지만, 실질심사 제도가 정착되면 이러한 문제는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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