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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이라크 소녀 강간살해한 미군 처형하라"

유죄평결에 유족 단죄촉구

"어떻게 그 일을 잊을 수 있겠습니까. 그 미군 병사는 반드시 사형당해야 합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30km 떨어진 마무디야 마을.

10대 소녀를 성폭행한 뒤 소녀와 일가족 등 4명을 살해한 미군 병사에 대해 유죄평결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지자 주민들은 3년 전 마을에서 일어났던 끔찍한 사건을 떠올리며 병사에 대한 단죄의 필요성을 부르짖었다.

주민들이 지금도 치를 떠는 일가족 살해사건은 지난 2006년 3월 11일 벌어졌다.

당시 14살 소녀였던 아비르 카심 함자 알-자나비의 집에 검은 사복 차림의 미군 4명이 들이닥쳤다.

이들 중 101공수사단 소속 502연대 1대대 소속 스티빈 그린(당시 21세) 일병은 소녀의 부모, 여동생(6)을 한방에 몰아넣고 총기를 난사, 모두 살해했다.

그는 이후 아비르를 다른 방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고 다른 병사도 성폭행하게 한 뒤 아비르의 머리에 총을 쏴 살해했다.

이들은 사건 조작을 위해 시신을 태우고 범행 후 현장을 수 시간 통제하며 수니파 저항세력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의 전모는 같은 해 7월 부대 병사들의 심리상담 과정에서 병사 2명이 범행을 고백한 다음에야 밝혀지기 시작했다.

켄터키 서부 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7일 10여 시간에 걸친 마라톤 심리 끝에 그린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그린과 동료 병사들이 당시 이라크 검문소에서 카드놀이를 하면서 술을 마시다 성폭행 범행을 모의하는 등 사전에 계획된 잔혹한 범죄라는 검찰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변호인단은 그린 일병의 소속 부대원 상당수가 범행 몇 주 전 전사해 그린을 포함한 젊은 병사들이 정신적으로 충격을 입은 상태였다며 전쟁이라는 특수상황 속에서 제대로 된 위기 대처법을 찾지 못한 데서 비롯된 범행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린이 군 법원이 아닌 민간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은 11개월간의 복무 끝에 2006년 5월 `인격장애'를 이유로 조기 제대, 현재 민간인 신분이기 때문이다. 범행에 가담했던 다른 병사 3명은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에 따라 오는 11일 열리는 선고공판에서 그에게 사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라크 마무디야에 살고 있는 아비르의 친척과 주민들은 당연히 사형 선고가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비르의 친척 유수프 모하메드 자나비(51)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아비르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아파 더 말을 할 수가 없다"며 "그 미군 병사가 처형돼야만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이 증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비르의 삼촌 카림 자나비도 "유죄 평결은 기쁘지만 아비르를 잃은 슬픔은 여전히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여전히 그녀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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