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행위는 선거에 의해 주기적으로 평가받습니다. 4월 29일 치러진 재보궐 선거 결과는 지난 1년 동안 이명박 정부의 통치에 대해 유권자들이 아주 낮은 점수를 매겼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다시 말하면 정부와 집권당이 민심과의 소통에 실패했음을 드러낸 것입니다. 참패한 한나라당 내부에서 바로 터져 나온 당 쇄신 요구가 이를 말해줍니다. 그럼에도 선거결과에 대한 SBS 뉴스의 분석은 당 내부의 갈등만을 부각시켰습니다.
4월 30일 SBS 뉴스는 이번 선거는 정당보다도 박근혜, 정동영 등 대선주자 출신 두 거물 정치인의 영향력이 판세를 좌우한 셈이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뉴스는 이 두 사람과 당 주류와의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진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고 전망했습니다. 지난 1일 뉴스는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이 대통령과 만나 당내 갈등이 재보선 패배의 원인의 하나라고 보고 친박계 등 비주류를 끌어안는 탕평인사를 건의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SBS 뉴스의 분석은 한나라당 박 대표의 인식과 같은 궤도를 돌고 있습니다. 이것은 바깥에서 보는 한나라당 참패의 원인은 물론이고 당 내부 젊은 층의 문제의식과도 크게 다릅니다. 한나라당의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은 친박계의 등용으로 문제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내부의 갈등이 참패 원인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 국정 방향이 민심과 어긋난 것이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인식입니다.
민심이 폭발적으로 표출된 것은 1년 전 시작된 촛불집회 때였습니다. 그런데 SBS 뉴스는 지난 2일 촛불집회에 대해 일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광장민주주의'를 구현했다는 평가와 사회질서를 어지럽힌 폭력시위를 민주주의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는 두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것은 촛불집회의 겉모습에 대한 평가입니다. 촛불집회로 활짝 폈던 '광장민주주의'라는 꽃은 1년이 지난 이제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일단 시들었습니다. 그러나 촛불집회로 표출된 민심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그 민심이 투표장에서 재현된 것이 이번 재보선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거꾸로 민심과의 소통보다는 거리 촛불집회의 재현을 막는 일에 더 열심이었습니다. 따라서 경찰이 민주노총 같은 진보단체의 집회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지난 1일 SBS 뉴스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서울경찰청이 집회가 있을만한 장소에 대해 다른 단체나 기업들의 집회 신고를 받아 진보단체의 집회를 금지시키라고 일선 경찰서에 지시했는데, 이런 방식으로 장소를 선점한 단체들은 신고만 했을 뿐 집회를 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박세리 선수의 성공이 우리나라의 청소년들 사이에 골프교육 붐을 일으켰듯이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가 수많은 소녀들을 아이스링크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박지성 선수처럼 되려는 소년들로 축구교실이 붐빕니다. 그런데 어린이들은 스타의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모릅니다. '성공의 그늘'이라는 주제로 며칠 전 시작된 SBS 뉴스 연속기획이 이런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지난 4일 SBS 뉴스는 스포츠 스타를 꿈꾸는 아이들과 부모가 맞닥뜨려야 하는 현실을 진단했습니다. 프로 선수들이 평균15년 선수생활을 한다고 보면 잠재적 경쟁자인 초중고생 선수가 프로 1군에 들어갈 확률은 축구가 3%, 야구는 4%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국가대표로까지 진출하려면 축구는 1000 대 1, 야구는 1000 대 6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5일 뉴스는 "좋은 선수는 돈이 만든다."는 세태와 자녀 운동 뒷바라지에 등골이 휘는 부모들의 고충을 소개했습니다. 딸을 전국대회 피겨 1위로 키워내기 위해 연간 1억 원의 훈련비를 쓴다고 말하는 어머니와 아들에게 피겨교육을 시키느라 결국 집까지 팔아야 했던 부모의 딱한 사정들입니다.
지난 3일 SBS 뉴스는 화물연대 간부 박 모 씨의 자살을 다른 사건과 묶어 간단히 보도했습니다. 뉴스에 따르면 그는 최근 운송 업체로부터 계약을 해지 당한 택배 사업자들과 규탄 집회를 벌이다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의 수배를 받아 왔습니다. 자살한 사람은 화물연대 광주지부 제1지회장인 박종태 씨이며, 그는 운송업체인 대한통운을 상대로 투쟁하던 중이었습니다. 따라서 뉴스는 당연히 자살의 배경이 된 군소 택배사업자들과 대형 운송업체 사이의 구조적인 갈등을 분석했어야 합니다. 지난 1일 SBS 뉴스는 전날인 4월 30일 국회에서 금산분리 완화 관련 2개 법안 중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이 부결된 것에 대해 여야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면서 여야 지도부가 정치적 타협을 통해 소관 상임위를 무시하고 별도의 수정안을 낸 게 화근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법안이 부결된 것이 여당 내에서 반란표가 나왔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분석입니다.
언론은 흔히 여야 사이의 시비를 가리려 하지 않고, 여야 모두를 싸잡아 비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른바 '양비론'으로 빠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분쟁이나 사건이 터졌을 때 어느 한 쪽이 100% 정당한 경우도 드물지만, 양쪽의 책임이 꼭 같은 경우 역시 흔치 않습니다. 여야 사이의 분쟁을 보도하면서 '양비론'으로 접근하면 정치 혐오증과 함께 언론에 대한 불신도 커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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