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주요 19개 은행 가운데 10곳이 모두 746억 달러의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발표된 가운데 이미 대 대적인 공적자금 지원으로 월가의 대주주가 된 미 정부가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향후 어떤 식으로 개입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스트 결과에 대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공개 발언과 익명의 소식통 등을 인용해 미 당국이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심도있게 개입할 것'으로 8일 일제히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자본 확충을 요구받은 은행들이 끝내 자력 민간 차입에 실패할 경우 당국이 앞서 공적자금을 지원하는 대가로 확보한 우선주를 바로 보통주로 전환하지 않고 '전환은 하되 유보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우선주'를 도입하는 편법도 검토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하면 정부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는 '국유화' 논 란을 비켜갈 수 있으며 해당 은행도 정부에 덜 예속되는 '모양새'를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 당국이 은행의 일상적인 경영에 상대적으로 덜 개입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필요할 경우 경영진 교체 등 원격 압력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팀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도 지난 6일 "은행 지도부가 충분한 리더십을 갖고 있는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 해 스트레스 테스트 후 경영진 평가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신문은 그러나 재무부나 FRB가 은행의 경영에 시시콜콜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한 예로 이들 은행이 크라이슬러나 제너럴 모터스(GM)를 지원하는 문제는 스스로 판단하도록 놔둘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버냉키가 앞서 테스트를 "포괄적이며 강력하고 전진적인 작업 "이라고 평가하면서 "의심할 여지없이 앞으로 테스트 결과가 금융감독 기능을 개선 시킬 것"이라고 말해 월가에 대한 당국의 간섭이 강화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버냉키는 또 지금은 은행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향후 유동성과 리스크 관리 쪽에도 "똑같이 비중이 주어질 것"이란 점도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영국의 경우 앞서 노던록과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RBS) 등 주요 은행을 구제하면서 '금융투자청(UKFI)'이란 별도 감독기구를 신설했음을 상기 시키면서 그러나 미국은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동적인 입장을 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측의 이런 입장이 향후 은행의 실무 경영 지침과 충돌하지 말란 법이 없으며 그렇게 되면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당국이 은행 국유화 논란을 비켜가기 위한 편법으로 새로운 방식의 우선주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저널에 따르면 은행이 자체 자본 확충에 실패할 경우, 당국보유 우선주를 즉각 보통주로 전환시키지 않고 유예시키는 새로운 시스템이 모색된다는 것이다.
보통주 전환 여부는 당국과 은행간 협의로 이뤄지며 최장 7년을 유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라고 저널은 전했다.
보통주로 전환되면 의결권이 부여됨으로써 국유화 비판에 더 노출되기 때문에 정부도 부담이라는 것이다.
저널은 정부 예속을 꺼리는 은행들도 호감을 보이는 아이디어라면서 월가 구제를 위해 앞서 만든 7천억 달러의 '금융부실채권정리프로그램(TARP)'이 1천 100억 달러 가량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 부담도 덜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낼 수 있 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 하원 재무위의 공화당 중진인 스펜서 바커스 의원(앨라배마주)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대해 성명을 내고 "정부가 이런 식으로 은행에 개입하는 것이 결국 침체를 연장시키면서 금융시장의 불투명성만 높이는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과 금융 위기를 정확히 예견했던 뉴욕대의 누리엘루 비니 교수 등도 앞서 스트레스 테스트를 강력히 비난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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